전문가들은 이달 콜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때마침 불거진 북핵 사태와 향후 경기의 하방위험 등이 콜금리 동결을 지목한 가장 큰 요인이다.
앞서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가 있었던 지난 7월 금통위 역시 콜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경제 안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따라 콜금리 움직임 보다는 한은이 갖고 있는 경기 및 물가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물가, 현 추세라면 전망치대로 움직이고 있다"
장마와 폭염의 영향으로 8월 크게 올랐던 소비자물가가 9월 들어 안정세를 나타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4% 상승했다.
올 상반기 평균 2%대 초반의 안정세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들어 장마와 폭염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 15개월만에 가장 높은 2.9%를 기록했다가 9월에 다시 안정을 찾았다.
8월 수해 때문에 형성된 생산자물가 상승세 역시 9월에는 한풀 꺾였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3% 올라 8월의 0.8%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됐다.
생산자물가는 6월 보합세에서 출발해 7월 0.4%, 8월 0.8%로 상승폭이 계속 커졌으나 9월 들어 숨고르기 국면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여파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 상승요인이 산재해 있어 향후 물가 동향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이에대해 한은은 '올 연말경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이 모두 3% 내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물가상승압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큰 시그널은 포착되고 있지 않다는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8월에는 장마와 폭염 등 이례적인 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9월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의 물가 트렌드를 살펴보더라도 크게 낮아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연말께 3% 정도의 물가상승압력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최근 파주 교하 지구 등으로 인해 다소 악화된 모습"이라며 북핵 사태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라고 그는 전했다.
◆ 경기, 현재까지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아...다만 북핵 등 지정학적 위험이 변수
한은은 지난달 말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하반기중 국내경제는 그 속도는 완만해지겠지만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기준으로 상반기의 1.0%에서 하반기에 0.9%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초 한은은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GDP성장률을 상반기 1.1%, 하반기 0.9%로 각각 예상했다. 상반기의 경우 당초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아진데다 하반기 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등 예상치못한 돌출변수까지 나타난 것이다.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10.6%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이다. 하지만 경기선행지수는 7개월 연속 하락해 심리지표는 여전히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 또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8월 소비재판매는 전년동월대비 3.4% 증가했다. 7월의 -1.3%에 비해선 확실히 높은 수치지만 올 3~6월 넉달 연속 5%대 증가율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회복세가 강한 모습은 아니다.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84를 기록,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지만 여전히 100 미만이어서 전반적인 체감경기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기가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때마침 불거진 북핵사태 등으로 향후 경기 상황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북핵 여파가 장기화된다면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에는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
하지만 한은은 현재까지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가 당초 예상했던 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강행 등 당초 예상치 못한 사태의 발발이 우리경제에 악영향을 주더라도 성장률을 0.1%포인트 이상 끌어내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 정도라면 거시경제의 움직임 상으로는 크게 나쁜것 같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수출 확대로 이어져 내수 위축을 어느정도 상쇄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 수준을 어느 정도로 맞출지에 따라 향후 국내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기대지수가 8개월만에 상승 전환하는 등 정상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북핵 사태가 터졌다"며 "특히 투자자들이 '웨이트 앤 시'전략을 택할 경우 투자 및 소비 등이 이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사태는 분명 성장쪽에는 네가티브 성격이 강하다"며 "안보리에서 어떤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는가가 향후 성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북핵 후폭풍은 콜금리 동결 확신 굳혀
7월 금통위 개최 이틀전인 7월 5일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반나절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7월 금통위에 앞서 시장에서는 콜금리 인상과 동결 예상이 팽팽이 맞섰지만 금통위는 결국 '동결'쪽의 손을 들어줬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당시 “물가상황은 최근까지 소비자 물가나 근원소비자 물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가 당장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국제경제나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금통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돌출변수가 겹친 것이다.
금통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 7월과 상황은 비슷하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영향력 측면에서 비교가 안된다"며 콜금리 동결쪽에 무게를 뒀다.
◆ 금통위 코멘트 따라 금리 등락할 듯.. 외인 움직임도 변수
어제 미국 국채수익률은 나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4.78%로 전일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8월 FOMC회의록이 물가상승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단기금리인하 기대감이 더 약해지면서 조정이 이어졌다.
오늘은 금통위가 콜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북한핵 사태에 따른 경기 전망이나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코멘트에 따라 금리가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콜금리인하 가능성에 열어놓을 경우 채권금리는 콜금리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의 시장금리에 대해 불편함을 내비칠 경우에는 미국 금리반등과 맞물리면서 가격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누적순매수 7만계약을 넘어서고 있는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도 변수가 될 것 같다.
오늘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65-4.67%, 국채선물 12월물은 109.10-109.5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