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본격적인 회복세인가국내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재경부와 한국은행이 금년 GDP 성장률을 각각 5%대와 5.7%로 상향 조정한데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5.8%로 상향 조정하였다. 외국계 기관도 우리의 금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가 지나치게 빠르다. 아직은 아니다’라며 과열논쟁이 한창이다. 논쟁의 핵심에는 비록 내수가 살아났지만 수출과 투자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현재의 경기를 판단할 수 없다는 사항도 있다. 경기 판단이 정확히 서지 않으면 정부의 정책운용에 어려움이 따른다. 한국은행은 이미 경기과열을 우려하여 3개월내 금리상승을 예고하고 나섰다. 반면 재정경제부는 부동산, 가계대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과열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는 거시정책기조를 ‘경기중립’으로 전환해 안정성장을 이루어야 한다고 한국은행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3월중 수출감소율이 한자릿수로 낮아진데 이어 4월중에는 두자릿수 증가가 예상되면서 본격적인 수출회복단계 진입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과연 수출이 본격적인 회복단계에 진입하였는가?
수출은 회복중인가?수출은 3월중 133.9억달러(-5.2%)를 기록하면서 감소율이 한자릿수로 내려갔다.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진 것이다. 월간 수출액도 1, 2월이 110억달러대 수준이었는데 3월에는 130억달러대로 크게 증가하였다. 130억달러대를 상회한 것은 작년 5월(133억달러) 이후 10개월만이다. 또한 작년 월평균 125.37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치이다. 한편 4월 수출은 반도체 및 LCD 등 주력품목의 수출단가 상승과 미국 등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10%내외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4월 20일 기준으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작년 3월 이후 지속되어온 수출감소세가 14개월만에 플러스로 반전되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 4월의 낮은 수출실적과 조업일수 차이 등을 감안할 때 실질증가율은 6.7%에 불과하며 4월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더라도 5월과 6월중 수출의 절대액을 감안할 때 2/4분기까지는 한자릿수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예측기관들의 수출 전망은?최근 예측기관들은 금년도 수출증가율이 작년(-12.7%)보다는 크게 증가한 6~10%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절대액면에서 1,600~1,650억달러로 2000년 1,722.7억달러의 95%내외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기과열을 우려할 만큼 경기회복세가 빠른 가운데 경기회복세를 감안하면 수출이 2003년중 5% 증가만 하여도 2000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월 14일 수출전망보고서에서 금년 수출증가율은 10% 미만에 그쳐 전체 수출액은 2000년의 1,700억달러에 못 미치는 1,600억달러 수준이 되리라는 전망이 내놓았다. 연구원은 작년에 수출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국내 수출 상품의 경쟁력 취약 등으로 큰 폭의 회복세가 불투명하다고 분석하였다. 대신경제연구소는 4월 16일 금년 4월 수출증가율이 작년 동월대비 두자릿수(10∼15%) 성장하고 7월 이후에는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4월 수출이 두자릿수 성장할 것이 전망되지만 이는 지난해 실적악화가 다음해 실적상승을 높이는 ‘기저 효과(Base Effect)’ 때문이며, 5∼6월의 수출은 다시 소폭 플러스에 그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수출은 미국 산업생산의 본격적인 회복이 예상되는 3/4분기에 가서야 활기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자원부는 4월 22일 4월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더라도 5월과 6월중 수출의 절대액을 감안할 때 2/4분기까지는 한자릿수 증가세를 보일 것이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두자릿수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한국은행은 4월 15일 금년중 수출은 2/4분기부터 증가로 돌아선 후 미국의 경기회복, 반도체, LCD 등 주요 품목의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증가율이 두자릿수로 높아져 연간으로 지난해(1,504.4억달러) 보다 8.4% 늘어난 1,6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월 19일 ‘2002년 1/4분기 KDI 경제전망’을 통해 금년도 수출은 2/4분기부터 증가세로 반전되어 하반기에는 10% 이상의 증가율을 시현하여 연간 6∼7%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본격적인 회복세, 걸림돌은 없는가?수출에 대한 예측기관들의 평가는 회복세이다. 그러나 회복단계 진입 확인은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통상 수출회복진입여부 확인은 추세전환 후 최소 2~3개월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금년 6월경 정도는 가봐야 진입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셈이다. 한편으로 ‘기저 효과(Base Effect)’ 현상을 감안하면 7월에 가야만 확인이 가능하다. 산업자원부도 현재로서는 수출이 안정적인 증가세 진입여부을 판단하기 아직 이른 상황으로 보고 있다. 재정경제부도 4월부터 수출의 플러스 증가세 전환을 전망하면서도 수출의 본격 회복에는 아직 불안요인 상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본격적인 회복세 판단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라면 수출회복에 대한 걸림돌은 없는가?현재 시점에서 수출회복에 대한 위험요소로는 미국경제 회복강도의 불확실성, 최근 반도체 가격의 조정추세, 국제유가 상승, 엔화약세, 통상마찰 등이다. 내부적으로는 노사분규 가능성과 설비투자부진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소비 및 주택건설의 호조, 재고투자 증가 등으로 금년 1/4분기중 빠른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기대치에 미달하고 있어 2/4분기 이후에는 재고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예상외로 높게 나타난 3월의 실업률과 중동사태 악화에 따른 유가 강세 등이 미국 경기회복을 가로막은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3월 경기선행지수는 0.1%로 예상했던 0.3%에 못 미쳤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4월 19일 “경제지표가 소폭 개선에 그치고 있는데다 기업 실적도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더블 딥(이중 경기 하강)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IMF는 미국을 중심으로 금년도 세계경제전망을 상향 조정하였으며, 내년에는 금년보다 더 강한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엔화는 3월중순에는 결산을 대비한 일본 금융기관이 해외투자자금 회수, 4월 들어서는 S&P사의 일본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중동지역 정세 불안, 일본정부의 금융권 부실채권 정리대책 마련 계획 등의 영향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2월중 적자폭이 10개월만에 최대 규모인 315억달러에 달했다는 점과 함께 유가상승에 따른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등의 대외요인도 엔화강세에 일조했다. 그러나 최근 132엔대까지 오른 엔/달러 환율이 130엔대로 일시 강세를 보였다고 해서 강세기조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는 입장이다. 일본의 금융권 부실자산처리에 대한 확신이 어려운 데다 근본적으로 일본 경기회복가능성에 회의적이어서 장기적인 전망은 엔화약세가 우세하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원화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엔화약세, 원화강세’ 는 원/엔 환율의 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의 악화를 의미한다. 수출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엔저현상이 국내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은 3월 4일 엔저현상이 국내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그 이유로 최근 5년간 일본기업의 수출가격전가도는 5.3%로 엔고현상이 진행되었던 85∼94년의 8.9%보다 낮아졌다는 것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볼 때 엔화가 수출에 영향을 주는 것에 이견이 없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국제유가는 세계경기 회복세, 산유국의 감산지속,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 등으로 3월 이후 크게 상승하였다. 향후 유가는 중동지역 정세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고 세계경기 회복, 여름철 휘발유 성수기 도래 등을 감안하면 현 수준에서 크게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는 이라크가 4월 8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것에 항의하는 표시로 30일 동안 석유수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유가(Brent油 기준)가 한때 배럴당 26달러대까지 오르면서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대부분의 예측기관들은 금년도 유가(Brent油 기준)가 평균적으로 배럴당 22~2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작년과 비슷한 수치이고 2000년 수준(28~30달러) 보다는 낮은 수준이어서 오히려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유가가 불안정하고 큰 폭을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유가상승은 경제성장 둔화, 물가상승, 경상수지 악화로 우리경제의 악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확인보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작년의 수출 부진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기 부진에 따른 IT품목의 수출 급감, 세계교역 위축에 따른 경쟁심화 및 수입규제 강화와 같은 대외교역여건의 변화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경쟁이 치열한 범용제품의 높은 수출비중, 특정지역과 소수품목에 편중된 수출구조 등과 같은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내부 구조적인 문제도 한 몫 하였다. 특히, 지난 9.11 미테러사태 영향으로 대미 수출비중이 큰 정보통신, 반도체, 철강석 등 핵심품목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은행은 작년 10월 ‘최근의 수출부진 원인과 시사점’을 통해 불확실한 대내외 교역환경에서 안정적인 수출기반을 구축하고 견실한 수출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상품의 다양화 및 고부가가치화, 수입의존적 경제구조 개선 및 부품·소재산업 육성, 물량위주의 수출구조 개선, 수출시장의 다변화, 수입규제조치 및 지역 블록화에 적극 대처 등의 방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국내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부동산, 가계대출 등의 미시적인 요인 등에 의한 경기과열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내수와 함께 투자와 수출이 살아나야 한다. 현 시점에서 수출의 본격적인 회복 확인은 정책적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한편으로 장기적인 수출안정대책은 수출이 부진할 때가 더 긴요하겠지만 지금이 더 현실적이다. 수출이 살아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