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는 26일 농지은행 매입 예산을 1조2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 농지은행 매입 대기 물량은 8월 말 기준 3320㏊에 달했다
- 매입 확대와 함께 농지별 활용성·매입 기준 정비가 과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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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희망 농지와 공급에 적합한 농지 간 차이 지적
비진흥지역 확대 추진에도 매입 기준·활용 방안 과제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으로 농지은행의 농지 매입 확대가 추진되고 있지만, 예산 증액과 함께 매입 기준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지은행이 청년농에게 공급하기 적합한 농지를 확보하려는 반면, 소유자가 팔고 싶어 하는 농지는 경작 여건이 달라 매입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정부는 농업진흥지역 중심인 농지은행의 매입 대상을 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비진흥지역 농지까지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매입 확대가 소유자의 매각 어려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청년농의 영농 기반을 확보하는 효과로 이어지려면 농지별 여건에 맞는 매입·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는 과제가 남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농지 매입 대기 물량을 고려하면 약 1조200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 장관에 따르면 올해 공공임대용 농지 매입 예산은 약 1조6000억원이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올해보다 25% 늘어난 금액이 반영됐지만, 대기 중인 매입 수요를 감당하려면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게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공공임대용 농지 매입은 농지은행이 농지를 사들여 청년농과 창업농 등에게 장기간 임대하는 사업이다. 고령농 등이 보유한 농지를 공공이 매입하고, 이를 농지가 필요한 농업인에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에서도 농지은행은 주요한 역할을 맡는다. 정부는 농지 소유·이용 실태를 파악한 뒤, 고령농의 은퇴 농지 등을 청년농과 전업농에 연결해 농지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매입 대기 물량은 이미 상당하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농지은행의 공공임대용 농지 매입 대기 물량은 3320헥타르(㏊)다. 당시 매입 속도를 기준으로 대기 물량을 소화하는 데 전국적으로 약 13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충북은 27개월에 달했다.
농식품부는 대기 물량 해소를 위해 내년 예산 추가 증액을 국회와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불법 임대차가 있더라도 이번 조사로 당장 처분되는 것은 아니어서 불안 때문에 매도 물량이 쏟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농지를 팔고 싶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농어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한 청년농업인은 농지를 팔고 영농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 고령농이 많지만, 농촌에서 땅을 살 사람은 줄고 있다며 농지은행 예산 확대를 요청했다.
매입 예산과 별개로 농지 소유자가 팔고 싶은 땅과 농지은행이 매입해 공급하려는 땅의 조건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쟁점이다.
농지은행은 매입한 농지를 다시 임대해야 하는 만큼 경작에 활용하기 좋고 임차 수요가 있는 농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반면 소유자 입장에서는 직접 농사짓기 어렵거나 임차인을 구하기 힘든 농지부터 처분하고 싶을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농지은행이 임대하기 쉬운 농지를 중심으로 매입하다 보니 소유자가 팔고 싶어 하는 땅과 차이가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같은 차이가 크다면 매입 예산을 늘려 대기 물량을 줄이더라도 일부 농지는 매각이 어려운 상태로 남을 수 있다. 예산 부족으로 매입이 지연되는 농지와 매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농지의 현황을 구분해 살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농지은행의 매입 대상을 농업진흥지역 중심에서 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비진흥지역 농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매입 대상이 넓어지면 기존에 사업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소유자에게도 매각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정부 방침상으로도 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농지가 대상인 만큼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매입 기준에 따라 소유자가 체감하는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매입한 농지를 청년농에게 공급하려면 실제 경작과 임대가 가능한지도 따져야 한다.

송 장관은 지난 14일 경남 함양군청에서 열린 농지 전수조사 현장 간담회에서 "우량농지 이외에도 매입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 여건에 따라 청년농과 전업농이 규모화하는 데 유리한 농지를 먼저 매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검토하는 지역별 수요와 영농 효율성을 고려한 매입 방식은 청년농·전업농에게 필요한 농지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경작 여건이 좋지 않은 농지까지 매입 대상으로 얼마나 포함할 수 있을지는 별도의 문제다.
결국 농지은행이 농업인에게 필요한 농지를 공급하는 역할과 소유자의 매각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어디까지 함께 맡을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매입 대상 확대와 함께 농지 유형별 매각 수요, 매입 이후 활용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정책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공공임대용 농지매입 사업을 통해 확보된 농지의 활용 우선순위도 다시 검토하겠다"며 "각 지역별로 어떤 농지를 어떤 농업인에게 이용하게 할지와 관련해, 지역별 영농 특성과 수요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