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 야구대표팀이 17일 상무전서 7-6으로 이겼다
- 좌완 오원석·배찬승이 흔들리며 6실점했다
- 류지현 감독은 김진욱을 필승 좌완으로 낙점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꾸준히 제기됐던 야구 대표팀의 '좌완 불펜 고민'이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현실로 드러났다. 그동안 선발로 성장한 김진욱(롯데)을 불펜으로 돌린 야구 대표팀 류지현 감독의 선택에도 자연스럽게 힘이 실리게 됐다.
한국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 피닉스 야구단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비 연습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박준순(두산)이 장타 2개를 터뜨리고, 윤동희(롯데)가 2타점 적시타를 때리는 등 타선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다. 하지만 마운드, 그중에서도 좌완 투수들의 투구 내용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대표팀 투수 엔트리 11명 가운데 좌완은 오원석(KT), 김진욱, 배찬승(삼성)까지 단 3명이다. 더구나 소속팀에서 전문 불펜으로 뛰어온 선수는 배찬승뿐이다. 오원석과 김진욱은 기본적으로 선발 자원이다. 대표팀 구성 단계부터 좌완 불펜이 약점으로 지적된 이유다.
우려는 상무전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이날 선발로 나선 오원석은 시작부터 정현승, 장재영, 이율예, 박한결에게 4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대표팀이 투수 한 명당 최대 30구로 제한하면서 더 던지지 않았지만 출발부터 불안했다.
3회 마운드에 오른 배찬승은 더 크게 흔들렸다.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자초한 뒤 박한결의 땅볼로 한 점을 내줬고, 이승현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박관우에게 싹쓸이 3타점 3루타까지 얻어맞았다. 결국 아웃카운트 3개를 채우지 못한 채 투구수 제한에 걸려 이닝을 끝냈다. 대표팀 좌완 3명 가운데 2명이 상무를 상대로 합계 6실점한 것이다.

단순히 이날 한 경기만의 문제도 아니다. 오원석은 지난해 11승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좌완 선발 가운데 한 명으로 성장했지만, 올 시즌에는 기복이 컸다. 21경기에서 92.2이닝을 던져 6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5.9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52를 기록했다. 지난해(3.67)와 비교하면 평균자책점이 2점 이상 상승했다. 최종 엔트리 발표 이후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8월에는 2군까지 다녀왔고 복귀 후에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 불펜으로도 등판했다.
배찬승은 표면적인 성적만 보면 오히려 좋은 편이다. 올 시즌 51경기에서 38.1이닝을 던지며 4승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문제는 제구다. 38.1이닝 동안 삼진은 33개인데 볼넷이 무려 35개다. 타석당 볼넷 비율도 19%를 넘으며 WHIP는 무려 1.77이다. 짧은 이닝에 모든 힘을 쏟아붓는 불펜 투수에게 볼넷은 치명적이다. 특히 주자가 쌓이는 국제대회 단기전에서는 한 번의 제구 난조가 곧바로 대량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날 상무전 역시 안타가 집중되자 흐름을 끊지 못했다.
그래서 류 감독이 꺼낸 카드가 김진욱의 불펜 전환이다. 김진욱은 올 시즌 롯데에서 24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134.1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승수만 보면 화려하지 않지만 데뷔 이후 계속 따라다녔던 제구 불안을 상당 부분 극복하며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다운 시즌을 만들었다. 피안타율도 0.250, WHIP는 1.33으로 오원석보다 안정적이었다.

그런 김진욱을 대표팀에서는 선발로 쓰지 않는다. 이미 곽빈(두산), 최민석(두산), 소형준(KT) 등 선발로 활용할 카드가 있는 반면 왼손 불펜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상무전을 앞두고 아예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김진욱에 대해 "불펜 경험이 많다. 또 현재 우리 좌완 자원 중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김진욱을 쓴다는 건 아마 가장 중요한 상황일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 타순과 경기 상황을 고려해 승부처에 투입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김진욱은 프로 통산 160경기 가운데 선발이 65경기, 구원이 95경기다. 올 시즌에는 선발로만 뛰었지만 프로 초반부터 불펜을 적지 않게 경험했다. 김진욱 역시 "작년에도 중간으로 준비했었다. 크게 이질감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세 좌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오원석과 배찬승이 차례로 무너진 뒤 6회 등판한 김진욱은 박한결, 이승현, 박관우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자신의 임무를 끝냈다. 앞선 두 좌완이 상무 타선을 상대로 6점을 허용한 것과 대조적인 투구였다. 경기 전 김진욱을 '가장 중요한 상황에 쓸 좌완'이라고 선언했던 류 감독으로서는 첫 실전에서 곧바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물론 한 차례 연습경기만으로 오원석과 배찬승을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오원석은 지난해 두 자릿수 승리를 경험한 선발 자원이고, 배찬승 역시 올 시즌 삼성에서 5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필승조 경험을 쌓았다. 본 대회에서는 두 투수의 반등도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단기전에서는 긴 시즌보다 선택지가 훨씬 적다. 이번 대표팀은 투수가 11명뿐이라 상황에 따라 불펜 한 명이 2~3이닝을 책임져야 할 가능성도 있다. 류 감독 역시 소속팀에서의 운용 원칙을 벗어날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이를 미리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오원석이 선발과 롱릴리프 역할을 맡고, 배찬승의 제구가 안정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상대 중심 타선에 왼손 타자가 몰려 있는 가장 중요한 순간 류 감독이 믿고 꺼낼 카드는 김진욱일 가능성이 높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