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배상희 기자가 22일 생성형 AI 시장의 미·중 경쟁과 한국 반도체 영향을 짚었다.
- 중국 AI 기업들은 오픈웨이트와 저가 전략으로 생태계를 키우며 미국 폐쇄형과 경쟁하고 있다.
- AI 확산은 삼성·SK하이닉스에 수요 확대 기회인 동시에 중국 메모리 자립으로 중장기 압박 요인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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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AI 패권경쟁, 세계 AI 지형도 재편 예고
중국 AI 굴기가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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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고 있다.
그 동안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 구글(Google) 등 미국 빅테크가 최고 성능의 폐쇄형(Closed) AI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해왔다면, 최근에는 딥시크(DeepSeek∙深度求索∙선두추쒀), 문샷AI(月之暗面·Moonshot AI), 알리바바(Alibaba) 등 중국 기업들이 오픈웨이트(Open Weight) 전략과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앞세워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AI 경쟁의 중심도 단순히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개발하느냐를 넘어, 얼마나 많은 개발자와 기업을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AI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는 AI 모델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수요, 메모리 산업, 클라우드 인프라, 나아가 글로벌 공급망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AI 산업의 주도권이 '모델 성능'에서 '생태계 구축'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중국 AI 기업들의 전략 변화가 글로벌 AI 시장과 한국 반도체 산업에 어떤 기회와 과제를 던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 AI 생태계 재편 '美 폐쇄형∙中 오픈형 경쟁'
중국 AI 기업들이 잇달아 차세대 모델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면서, 미국 빅테크들의 '폐쇄형 AI' 중심으로 움직였던 시장은 '오픈형 AI'와 공존하는 새로운 경쟁 체제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중국 AI 기업들의 약진은 단순히 생성형 AI 시장의 경쟁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와 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바꾸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미국 오픈AI(Open AI)와 앤트로픽(Anthropic), 구글 등은 최고 성능의 모델 가중치를 공개하지 않은 채 클라우드 서비스와 API를 통해서만 제공하는 폐쇄형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딥시크, 문샷 AI,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은 잇달아 오픈웨이트 모델을 앞세운 개방형 전략을 앞세워, 개발자 생태계 확대와 시장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서 중국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오픈웨이트는 학습이 끝난 AI의 두뇌(가중치)를 공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딥시크가 V4 파일을 공개하면 누구나 다운로드→실행→파인튜닝→서버구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학습코드, 학습데이터, 학습과정은 공개하지 않고 결과물만 공개하게 된다. 쉽게 말해 완성된 엔진은 공개하지만 설계도는 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가중치는 AI가 학습해 얻은 내용을 수십억~수조 개 숫자(파라미터)로 저장하는데, 이 숫자들을 가중치(Weights)라고 한다. 예를 들어 K3의 2.8조 파라미터는 AI 두뇌 안에 2.8조 개의 숫자가 있다는 뜻이다.
오픈웨이트는 오픈소스는 모델 개발과 활용에 필요한 소스코드와 라이선스를 공개하며, 프로젝트에 따라 모델 구조와 학습 데이터까지 함께 공개하기도 한다. 즉 자동차뿐 아니라 설계도와 제작법까지 공개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픈웨이트라고 해서 완전한 오픈소스 모델로 분류할 수는 없다.
키미3와 큐원3.8은 오픈웨이트 모델로 가중치는 공개하지만 전체 학습 데이터, 학습 파이프라인,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 과정, 데이터 정제 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아 완전한 오픈소스 모델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딥시크 V4는 MIT 라이선스를 적용해 공개 범위가 넓은 오픈웨이트 모델로, 업계에서는 오픈소스에 가장 가까운 오픈웨이트 모델 중 하나로 평가한다. 다만 학습 데이터 전체는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완전한 오픈소스 모델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반면 미국 오픈AI 등 폐쇄형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은 가중치도 공개하지 않는다. GPT 모델의 경우 챗GPT(ChatGPT)와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통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경쟁의 중심이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누가 더 많은 개발자를 확보하고 더욱 빠르게 생태계를 확장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다.
기업과 개발자가 자유롭게 다운로드해 자체 서버에 구축하거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의 강점이 여기에 있다.
중국 기업들이 저렴한 API 가격과 오픈웨이트 전략을 앞세우면서 AI 모델 도입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경우, 개발자와 기업이 자체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되고, 이는 AI 애플리케이션과 에이전트(AI Agent) 시장의 고속성장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AI 모델의 성능 경쟁이 가격 경쟁과 생태계 경쟁으로 확대되면서 AI 시장의 저변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업계 '양날의 검'
AI 생태계의 변화는 반도체 업계에 있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중국 기업의 추격에 따른 경쟁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AI 시장 확대 자체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AI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학습과 추론을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서버 구축이 늘어나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기업용 SSD(eSSD) 등 AI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첨단 HBM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AI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AI 모델 고도화와 데이터센터 확충이 이어질수록 고성능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기술에 대한 수요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AI 모델 성능 향상이 반드시 AI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수요의 비례적 증가를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도 있다. 이에 따라 AI 서비스 수요는 계속 증가하더라도 GPU와 메모리 등 하드웨어 투자 증가 속도는 과거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AI 산업 성장은 새로운 경쟁 변수의 등장에 따른 압박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AI 모델 개발 기업뿐 아니라 AI 반도체와 메모리 분야에서도 자립화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자체 AI 생태계 구축을 통해 엔비디아 중심의 글로벌 AI 인프라 구조에 도전하고 있다.
또 올해 A주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 기대주로 집중 조명되고 있는 중국 최대 D램(DRAM)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長鑫科技·CXMT)는 일반 D램과 LPDDR 시장에서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동시에 HBM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HBM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선두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크지만, 중국 AI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중국산 메모리의 자급률이 높아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업계의 압박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중국 AI 기업들이 비용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AI 인프라 구축 비용 절감을 추진할 경우,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이 시스템 비용 절감에 더욱 민감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도 단순한 용량 경쟁을 넘어 전력 효율과 성능,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AI 시장의 승패가 단순히 더 뛰어난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모델과 반도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종합 생태계를 얼마나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HBM과 차세대 메모리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AI 생태계 변화에 대응한 고객사 및 플랫폼 기업과의 협력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국 AI 기업의 부상은 미·중 기술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이 AI 모델과 반도체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할 경우 미국과 중국 간 AI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와 첨단 공정 장비를 둘러싼 미국의 대(對)중국 기술 규제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도 한층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pxx1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