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는 '사랑하는 자제분' 표현
"'여자가 무슨?' 불만 무마책" 분석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이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8일 대규모 축하행사를 열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혁명을 위한 희생·헌신'을 촉구했다.
이 행사에는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딸 주애는 물론 최근 노동당 부장으로 승진한 여동생 김여정과 수행비서 역할을 해온 현송월, 최선희 외무상 등 권력 내 여성 핵심 인물들이 총출동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9일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체육관에서 '3.8 국제부녀절('세계여성의 날'의 북한식 표현)' 기념공연이 열렸다면서 그의 부인 리설주와 딸 주애가 참석한 사실을 전했다.
북한 매체는 그동안 '주애'의 이름을 한 차례도 직접 거명한 적이 없는데, 이날도 '사랑하는 자제분'으로만 지칭했다.
김정은은 축하연설에서 "훌륭한 여성들의 따뜻한 손길에 떠밀려 남편들이, 자식들이 일터에서 혁신하는 것이며 우리 여성들 특유의 힘과 재능 그리고 더없이 고결한 자기희생적인 헌신으로써 우리 혁명이 더욱 빨리 전진하게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여성들은 이 나라를 보다 화목하고 부강하게 하는데서 큰 역할을 놀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전에 불법 파병됐다가 북한 당국의 세뇌·강요 등으로 자폭한 병사들을 겨냥한 듯 "우리 군인들이 생사를 판가름하는 싸움판에서 그토록 용감한 것도 조국이라는 성스러운 부름 속에 안겨오는 사랑하는 어머니, 사랑하는 안해(아내), 사랑하는 애인, 사랑하는 딸들 앞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떳떳하려는 마음을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세대와 세대를 애국의 한 핏줄로 이어주며..." 라거나 "애국의 전통을 계속 이어나갈 때", "연년이 그대로 계승되어온 오늘 세대의 우리 여성" 등의 표현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대(代)를 이은 충성을 은연중에 강조하는 표현을 곳곳에 사용한 대목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노동당 9차 대회(2월 19~25일) 직후 열린 3.8 부녀절 행사를 계기로 딸 주애의 후계지위를 굳히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가정보원 등 우리 대북 정보당국이 김주애의 후계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이를 국회 정보위에 공식 보고하는 상황이지만, 상당수 탈북민이나 관련 인사들의 경우 북한 체제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역할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딸이 후계자가 되는 건 불가능할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런 볼멘소리를 무마하기 위해 국제부녀절을 무대로 김주애 띄우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을 보면 김주애는 행사 관람석 가운데 앉고, 양 옆에 김정은과 리설주가 자리했다.
13살인 딸 주애를 노골적으로 중심에 자리하게 하는 배치로, 지난 1월 1일 김정은이 노동당과 군부 간부들을 대동하고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미라 형태로 보관된 이른바 '금수산태양궁전(전 금수산의사당)'을 참배했을 때도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부부와 주애 일행의 오른쪽에는 최선희 외무상과 간판급 아나운서인 리춘희가 나란히 앉았다.
또 왼쪽에는 김여정 당 부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4년 전 주애가 등장한 이후 권력 중심 자리배치에서 밀려난 듯하던 김여정이 리일환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사이에 두고 동갑나기 올케인 리설주와 나란히 앉은 모습이 주목된다"며 "그의 권력 내 위상이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축하공연 무대에는 김정은의 총애를 토대로 우리의 '국민가수' 반열에 비견되는 인물인 김옥주가 등장하기도 했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