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건 수사의뢰…96건 제도개선 추진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1. 농협재단 핵심 간부는 지출증빙서류를 허위 작성해 사업예산 4억9000만원을 유용, 중앙회장 당선에 도움을 준 지역 농·축협 및 농협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선물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했다. 해당 간부는 한 지역조합운영위원회로부터 580만원 상당 황금열쇠 10돈을 받기도 했다.
#2. 농협중앙회는 2022년 신생 식품 제조업체에 145억원을 빌려주면서도 사업계획이나 시설투자 소요자금 등은 철저하게 검사하지 않았다. 농협경제지주가 여신심사 과정에 개입한 특혜성 부적정 대출 사례에 해당한다. 실제로 해당 업체는 지난해 2월부터 돈을 갚지 못했고 대출 잔액은 139억6000만원에 이르렀다.
정부는 이같은 농협 비위 근절을 위한 정부 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감사반은 국무조정실, 농림축산식품부, 금융위·금감원, 감사원, 공공기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농식품부가 실시한 선행감사 이후 이뤄진 후속감사다. 농협중앙회·자회사 등의 운영실태 전반을 살피고, 선행감사에서 추가 사실규명이 필요했던 사항 38건과 익명제보를 기초로 선정한 12개 회원조합에 대해서도 감사를 이뤄졌다.
주요 감사 결과를 보면 2024~2025년 농협재단 핵심간부 A씨는 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중앙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조합원·임직원을 위한 4억9000만원가량의 답례품·골프대회 협찬 비용을 지출했다.
A씨는 2025년 2월 한 지역조합운영위원회로부터 회장 취임 1주년 기념을 명목으로 황금열쇠 10돈도 수령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정부는 중앙회장 관련 혐의 등 위법소지가 큰 6건에 대해 수사의뢰할 예정이다.
중앙회장과 임원이 과도한 퇴직금(퇴임공로금)을 받고, 기준보다 넓고 고가인 사택을 제공받은 것도 확인됐다. 다른 협동조합을 보면 신협중앙회장은 퇴임공로금이 없고, 수협중앙회·산림조합중앙회 등은 일반 직원과 동일했다. 농협은 다른 곳보다 약 3배 이상 높은 퇴직금(전 회장 기준 3억2000만원)을 자의적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회장과 핵심 간부의 횡령·금품수수·과도한 특혜 혐의 외에도 ▲특혜성 대출·투자·계약 ▲방만한 예산·재산 관리 ▲채용청탁 등 회원조합의 비리·부실 방치 ▲작동하지 않는 내부통제 등도 감사 결과로 확인됐다.

중앙회는 2022년 냉동식품 제조업 분야 신설법인에 145억의 신용대출을 허용했다. 여신심사 과정에서 농협경제지주의 개입이 있었고, 사업계획부터 시설투자 소용자금·상환능력·채권보전조치 등 전반에 걸쳐 부실한 심사가 이뤄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2월부터 대출상환은 지속 연체되어 대출잔액은 139억6000만원에 이른다.
중앙회·자회사·회원조합의 외유성 해외 연수, 중앙회 내 부실한 예산 운영 원칙 등도 감사를 통해 지적받았다. 조합장과 임원이 각종 수당·기념품·선물·상조비를 지원받고, 중앙회·자회사 임원은 퇴직 시 황금열쇠·전별금 등을 받는 나눠먹기식 예산 집행도 적발됐다.
한 조합에서는 분식회계 사실이 확인돼 수사의뢰로 이어졌다. 해당 조합은 연체된 대출 금리를 임의로 조정하고, 대손충당금을 과소 설정해 부실 채권을 정상 채권으로 위장했다. 이후 당기순손실 3억4500만원(추정)을 당기순이익 5억1000만원으로 허위 공시하고, 4억4000만원 배당까지 실시한 것이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감사 결과 브리핑을 맡은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농협 핵심간부들의 위법과 전횡,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작동하지 않는 내부 통제장치 및 금품에 취약한 선거제도와 무관하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위법 소지가 큰 14건에 대해 수사의뢰하고, 지적된 사항들이 시정될 수 있도록 96건(잠정)에 대해 제도개선안 등을 마련한다. 특별감사와 농협개혁추진단 논의를 통해 근본적인 농협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한다.
shee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