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도 못받고 강제 출국…李 재심에서 보상금 받아
'이재명 자서전'에도 언급…"기쁘기보다 술 더 마셔"
[마닐라=뉴스핌] 박찬제 기자 =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인권 변호사 시절 변호를 맡았던 필리핀 산업재해 노동자 아리엘 갈락씨를 만나 "갈락씨 덕분에 후배들은 억울한 일이 없다"고 회포를 나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과 갈락씨의 깜짝 만남을 소개했다. 갈락씨는 1992년 한국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사고를 당해 한 팔을 잃었고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필리핀으로 강제 출국당했다. 당시 인권 변호사였던 이 대통령은 사연을 접한 뒤 약 1년 간의 재심 절차를 밟아 갈락씨가 요양인정과 산업재해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

갈락씨는 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알아봐 주시고 만나뵐 수 있어서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비록 사고를 당했지만 한국에 대해 늘 좋은 기억을 갖고 있고, 당시 변호사로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들의 강제 출국이 흔하던 시절이었다"며 "갈락씨 사건 후 정부 제도가 바뀌어 이제는 보상과 치료가 된다. 억울했을 텐데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사람들도 외국에 노동자로 많이 나가서 일하는데, 어떤 시기, 어느 곳에서 일하든 똑같은 권리와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후 갈락씨와의 인연이 수록된 '이재명 자서전'을 선물로 건네고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갈락에게 보상금을 송금한 저녁, 사무실 식구들과 파티 아닌 파티를 열었다. 갈락에게 그 돈이 사과나 위로가 될까 싶었다. 기쁘기보다 그날따라 내 굽은 팔은 더 많이 아팠고 술은 더 많이 마셨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만남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갈락씨와의 재회 소감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마음 깊이 남아 있던 한 분을 필리핀 땅에서 만났다. 1992년 인권 변호사로 일하던 시절 인연을 맺었던 갈락씨"라며 "그는 한국의 공장에서 밤낮없이 일하다 한쪽 팔을 잃는 큰 사고를 당했다. 당시만 해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입으면 치료나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려보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에, 갈락씨 역시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의 사연을 접하고 재심 절차를 도왔다. 1년여 끝에 갈락씨는 요양 인정을 받고 보상도 받을 수 있었다"며 "그게 벌써 34년 전 일이니, 세월이 참 빠르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갈락씨는 해외에서 일하려는 노동자들에게 조언을 전하며, 자신의 아픔을 다른 이들의 희망으로 바꾸는 삶을 살고 있다. 그가 걸어온 모든 여정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면서 "국적과 피부색, 언어가 다르더라도 이 땅에서 흘린 땀은 모두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노동자분들이 따뜻한 기억을 품고 돌아갈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pcj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