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대한체육회에 내부통제 강화·지배구조 개선 마련 통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감사원이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훈련지원 과정의 공정성 미흡과 선수 인권 보호 사각지대, 종목단체 감독 부실 등 대한체육회 운영 전반에서 다수의 문제점을 확인했다.
감사원은 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체육회 운영 및 관리·감독 실태' 주요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서로의 부당 업무처리를 이유로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등 체육계 갈등이 이어지자 체육회 운영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다.

◆ 국가대표 선발·훈련지원 공정성 미흡…이해충돌·자의적 지원 결정
감사원은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 과정에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높은 구조를 방치하는 등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감사 결과 2022~2024년 사이 29개 종목단체에서 국가대표 선발 방식 결정과 후보자 평가를 담당하는 이사나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 70명이 직을 유지한 채 국가대표 지도자에 지원해 선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같은 구조가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한체육회가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해 접수된 이의신청 24건 중 13건이 보고되지 않았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선발 승인 절차를 진행했으며, 훈련지원 과정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아울러 대한체육회는 2024년 파리올림픽 대비 강화훈련 계획을 수립하면서 금메달 가능 종목으로 분석된 사격 대신 비유력 종목인 근대5종을 최상위 지원등급으로 분류해 인력과 지원을 확대했고, 사격 종목은 오히려 선수와 예산이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 선수촌장이 특정 종목 선수단의 입촌훈련을 장기간 제한하거나, 담당부서와 갈등이 생기자 육상을 포함한 전 종목의 국외훈련비 지원을 취소하는 등 훈련지원이 자의적으로 운영된 사례도 확인됐다.
◆ 폭행·성범죄 전력 지도자 활동…선수 인권 보호 사각지대
선수 인권 보호 분야에서도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감사 결과 폭행·성폭력 등 범죄로 체육지도자 자격이 취소된 인원 가운데 상당수(222명)가 학교 등 체육 현장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범죄 경력 조회가 가능한 체육지도자 자격증 보유자만 지도자로 등록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는 문체부 요구가 있었음에도 대한체육회가 제도 시행을 수년간 미루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또 대한체육회와 문체부가 징계 절차를 늦게 처리하거나 주요 비위를 제외해 징계를 감경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지도자는 폭행이나 성폭력 등 중대한 비위에도 징계가 늦어지거나 감경되면서 체육 현장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단체 간 징계정보 공유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징계를 받은 지도자가 다른 체육단체로 소속을 옮겨 활동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인권 보호 장치의 실효성이 떨어진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다.

◆ 종목단체 감독 부실·회장 전횡 운영…지배구조 개선 필요
종목단체 지도·감독과 기관 운영 측면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됐다.
대한체육회는 종목단체 조직 사유화를 막기 위해 과거 강화했던 이사회 구성 요건 등을 이후 완화하면서 제도 취지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일부 종목단체를 점검한 결과 회장이 단독으로 임원을 선임하거나 이사회 의사결정을 서면으로 처리하는 사례 등이 확인됐다.
기관 운영에서는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이 정관을 위반해 주요 의사결정기구를 자의적으로 구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전 회장은 올림픽 종목단체 추천 인사가 과반이 되도록 해야 하는 정관 규정을 어기고 자신 또는 선거캠프 관계자가 추천한 인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문체부 협의를 의무화한 정관과 달리 이사회 의결만으로 예산을 확정·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한 뒤 행사성 예산을 크게 늘리는 등 방만하게 운영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에 향후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하거나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종합결론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으로서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외부 및 내부통제를 재설계하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