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대만 해협 억지력 약화 우려" 경고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으로 미군의 미사일·탄약 비축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며 "사실상 무제한 비축"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현지 주요 언론과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드(THAAD)·패트리어트 등 핵심 방어체계를 비롯한 정밀유도무기 재고가 이미 '위험 수위'에 근접했으며, 이로 인해 한반도와 대만 해협 등 인도·태평양 전선의 억지력까지 약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 트럼프 "탄약 비축 사상 최고… 영원히 싸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과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연이어 올린 글에서 "미국의 중·상급(medium and upper medium grade) 탄약 비축량은 어느 때보다 높고 좋다"며 "사실상 무제한(virtually unlimited) 수준의 공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탄약만으로도 전쟁을 '영원히(forever)', 그리고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미국은 완전히 비축(stocked)돼 있고, 크게 이길 준비가 돼 있다(win, big)"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최상급(highest end) 무기의 경우 비축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not where we want to be)'"면서도 "추가적인 고급(high grade) 무기 상당량이 해외의 우방국(outlying countries)에 우리를 위해 저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에게 초고급 무기를 공짜로 줬다"며 "그렇게 많이 넘겨주고도 보충을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자신이 1기부터 미군을 재건해왔다는 점을 부각했다.
◆ WSJ·전문가 "실제 재고 상황은 다르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무제한 비축' 발언이 실제 재고 상황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 미 해군의 방공 요격미사일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비축량이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향후 분쟁 발생 시 미 행정부의 군사적 선택지가 제약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세스 존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CSIS가 2일 개최한 대담에서 "미국은 2025년에 사드(THAAD) 방어체계 전체 탄약 비축분의 4분의 1 이상을 이미 소모했다(in 2025, the U.S. expended more than a quarter of its entire THAAD air defense munition stockpiles)"며 "현재도 사드와 패트리어트(THAAD and Patriots), 여러 공격용 탄약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스 박사는 "미국이 미사일을 더 쏠수록(the more the U.S. fires) 공격·방어용 탄약 재고는 줄어들고, 이는 중국의 대만 해협(Taiwan Strait) 시나리오, 북한의 한반도, 러시아에 대비한 미국의 작전계획(OPLAN)에 투입할 수 있는 탄약 여력을 잠식한다"고 경고했다. 중동·이란 전선에서의 미사일·요격체계 소모가 결국 동아시아와 유럽에서의 억지력과 방어 능력을 깎아먹는 '제로섬'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 한반도·대만 해협 억지력 약화 우려
중동 전역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는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속에서 미군이 사드와 패트리어트, 정밀유도무기 등 고가 탄약을 대량 사용한 결과, 한반도와 대만 해협 등 다른 잠재적 분쟁 지역의 작전계획 이행 능력이 제약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유사시 중국, 북한, 러시아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미군의 '다중 전구' 운용 능력이 탄약 재고 문제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원히 싸울 수 있을 만큼의 무제한 비축'이라는 자신감과, 미사일·탄약 재고 감소를 우려하는 언론·전문가의 경고 사이의 간극이 앞으로 미국의 대외 전략, 특히 한미동맹과 대만 방어 공약의 신뢰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