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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산은 회장 "30조 국민성장펀드 속도낸다...구조조정은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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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프로젝트 늦어, 상반기 승인 드라이브
산은, 석유화학 구조조정 4천억 전담
HMM·KDB생명 매각은 '속도 조절'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3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와 관련해 상반기 내 1차 메가 프로젝트 7건에 대한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성장펀드 출자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개 메가 프로젝트가 먼저 검토되고 있는데 생각보다 늦어진 감이 있다"며 "상반기 내 1차 프로젝트 7건은 모두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한국산업은행 박상진 회장이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25 romeok@newspim.com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발표한 30조원 규모의 정책 목적 펀드다. 반도체·인공지능(AI)·전력 인프라 등 첨단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산업은행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첨단전략산업기금' 설치·운용과 금융기관 간 협업을 통해 투자 집행을 지원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관련해 국민성장펀드 1차 메가프로젝트는 ▲K 엔비디아 육성 ▲국가 AI(인공지능)컴퓨팅 센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전고체배터리 소재공장 ▲전력반도체 생산공장 ▲첨단 AI반도체 파운드리 ▲반도체클러스터 에너지인프라 등 7가지로 구성됐다.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심의를 마무리하고, 지역 중소·중견기업 대상 프로젝트도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메가 프로젝트 선정 기준에 대해 "산업 생태계 전반에 파급 효과가 큰 사업인지, 연관 산업까지 투자와 고도화를 유발할 수 있는지 등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기업 중심 지원이라는 오해를 경계하면서도 "한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부품·하청·연관 업체의 추가 투자를 끌어내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 검토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수도권 1극 체제는 비효율적"이라며 "동남권 등 지역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눈 먼 돈이 되지 않도록 시장의 눈으로, 금융기관 다수가 참여 의사를 밝히는 사업인지도 중요하다"며 사업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민성장펀드와 기존 산업은행 고유 업무 간 중복 논란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대출과 투자라는 점에서 동일한 생산적 금융"이라면서도 "리스크가 큰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자본규제(RWA)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현재 금융감독당국과 규제 적용 완화 여부를 협의 중이며, 이르면 3월쯤 윤곽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벤처와 전략산업 투자가 확대돼야 우리 경제의 활력이 살아난다"며 "정책금융기관들이 협업해 민간 자금을 끌어내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신규 자금 지원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부담 비율을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채권단 설득을 위해 산은이 약 4000억원을 전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 "석유화학 사업 재편 과정에서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금융기관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산업은행이 부담 비율을 훨씬 더 높여 약 4000억원 정도를 지원하는 구조로 채권단을 설득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원은 대산단지 등 주요 석유화학 단지의 사업 재편과 연계된 자금 지원 방안의 일환이다. 전체 신규 자금 규모는 약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 중 430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시중은행이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채권 보증기관 협의회를 열고 석유화학 구조조정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박 회장은 "석유화학은 국가 기간산업이자 전방 산업으로, 무너질 경우 후방 산업까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각 금융기관이 자기 이익만을 고려하기보다는 산업 전체의 경쟁력 유지라는 관점에서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HMM과 KDB생명에 대한 매각 등 처리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산업은행은 HMM 지분 35.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매각 절차 재개 등을 검토 중이다. 또 지난달 개최된 이사회에서 자회사인 KDB생명의 매각 추진방안을 보고한 바 있다. HMM과 KDB생명 모두 산업은행의 중장기 구조조정 과제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HMM 매각의 경우 부산 이전 이후 검토하고, KDB생명은 당장 매각보다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또한 매각 기준에 대해 "무조건 가격만을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적 선사로서 HMM이 어떻게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해양진흥공사 등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방향을 정하겠다고 했다. 

HMM 매각 일정에 대해 "부산 이전이 가장 선결 과제"라며 "정부가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전이 완료된 이후 매각을 검토하는 것이 순서"라며 "HMM을 매각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은 원론적으로 맞고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매각 플랜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KDB생명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회장은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이라며 "좋은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지금 당장 언제, 어떻게 매각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재는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 판매 채널 확대와 자산운용 개선 등 경영 정상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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