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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설날 아침, 다시 뜨거워진 부동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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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기 전 거제시 부시장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세계는 기록과 순위를 이야기하고 선수들은 한순간을 위해 오랜 시간을 준비한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 대화는 조금 다르다. 올림픽이 진행 중이지만 지상파 3사에서 중계를 보기 어려우니 국가적 행사라는 체감도 크지 않다. 명절을 맞아 모인 자리에서도 스포츠보다 오래 이어지는 화제가 있다. 결국 다시 집 이야기다.

대화의 중심은 지역경제의 어려움이나 물가가 아니라 결국 주거 문제다. 최근 대통령의 연이은 SNS 발언이 시장을 향한 직접 메시지가 되면서 논쟁은 더 커졌다. 집값과 정책이 단순한 경제 영역을 넘어 일상의 대화가 되고 있다.

박환기 전 거제시 부시장

정부는 투기 억제와 형평성 회복을 강조한다. 다주택 보유에 따른 특혜를 거두고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집값 안정을 국가적 과제로 제시하며 금융·세제·규제를 통한 강한 의지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의지와 시장의 반응은 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택은 공산품이 아니다. 생산과 가격이 행정 의지만으로 결정되는 영역이 아니라 수요와 기대, 금융과 인구 구조가 함께 작동하는 복합 시장이다. 그래서 역대 정부마다 "잡겠다"는 의지는 있었지만 결과는 엇갈렸다. 가격은 정책의 의지보다 구조의 흐름에 더 가깝게 움직인다.

여기서 자주 놓치는 지점이 있다. 사람은 집을 따라 이동하지 않는다. 일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수도권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은 공급 부족 이전에 고용의 집중이다. 산업과 일자리가 모이면 인구가 모이고 인구가 모이면 주거 수요가 형성되며 그 수요가 가격이 된다. 이 흐름은 규제로 멈추기 어렵다.

그래서 부동산 정책은 늘 결과를 뒤쫓는다. 가격을 잡으려 하면 이미 수요가 형성된 뒤이고 공급을 늘리려 하면 기대가 먼저 움직인다. 정책이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대상이 이미 결과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장을 설득하려 할수록 시장은 계산한다. 규제를 예고하면 거래는 멈추고 세금을 예고하면 가격은 먼저 반응하며 공급을 말하면 기대가 움직인다. 시장은 명령을 따르기보다 신호를 해석한다. 메시지가 많아질수록 안정되기보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이유다.

하나의 문제는 도시 내부의 균형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도시를 새롭게 만들지만 동시에 삶의 기반을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원도심이 비어 가는 현상은 단순한 주택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다. 오래 살아온 동네가 유지될 때 도시의 안정도 유지된다.

이중환의 '택리지'는 사람이 오래 머문 곳이 결국 살기 좋은 터전이 된다고 전한다. 주거 정책이 건물을 늘리는 데 머물면 도시의 기억은 사라지고 삶의 연속성도 약해진다. 부동산 정책은 공급 정책이면서 동시에 정주 정책이어야 한다.

6·3 지방동시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정책은 성과를 서두르게 되고 시장은 시간을 요구한다. 의지가 강해질수록 정책은 강해지고 강해질수록 시장은 멀어진다. 부동산 정책은 단기간에 결과를 만들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이 정책은 힘이 아니라 신뢰 속에서 작동한다.

정부의 역할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만드는 데 있다. 주택은 국가가 운영하는 재화가 아니라 국민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개입이 늘수록 단기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 신뢰는 줄어든다. 정책이 많아질수록 시장은 정부를 따르기보다 정부를 피하는 방법을 찾는다.

가족의 안정을 이야기하며 집을 떠올린다. 집은 투자 이전에 삶이다. 삶을 다루는 정책은 강함보다 지속성이 필요하다.부동산 문제의 답은 더 많은 규제가 아니라 덜 흔들리는 원칙에 있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려 할 때 갈등이 생기고 시장과 함께 가려 할 때 안정이 생긴다.

이 정책은 결국 시장경제의 원칙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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