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단기 촉매에 대한 과잉 반응"
은은 변동성 극대화… 산업 수요는 여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금과 은 가격이 역사적인 급락 이후 하루 만에 반등했다. 귀금속 가격이 되살아나면서 글로벌 증시와 금·은 관련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도 동반 상승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3일(현지시간) 온스당 4913.32달러로 전일 대비 약 5.3%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도 6% 가까이 오르며 미 동부시간 오전 6시 38분 기준 4923.2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은 가격의 반등 폭은 더 컸다. 은 현물 가격은 9% 가까이 상승해 온스당 약 86.31달러를 기록했고, 뉴욕 은 선물 가격은 11% 급등한 85.7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번 반등은 전날 급락 이후 나타난 기술적 되돌림 성격이 짙다. 금은 지난 주말 하루 만에 약 10% 급락했고, 은은 30% 폭락하며 1980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당시 매도가 과도했는지를 두고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 광산주·ETF도 일제히 강세
귀금속 가격이 반등하자 관련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도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유럽에서는 주요 광산 기업이 포함된 STOXX600 기초자원 지수가 2% 이상 상승했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광산 대형주 가운데 리오틴토는 2.0%, 앵글로 아메리칸은 3.9%, 안토파가스타는 3.3% 올랐다. 세계 최대 은 생산업체 프레즈닐로는 5% 가까이 급등했따.
미국 시장에서도 은 가격에 연동된 ETF와 광산주가 강세를 보였다. 개장 전 거래에서 abrdn 피지컬 실버 셰어즈 ETF(SIVR)와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도 각각 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데버 실버(EXK), 쾨르 마이닝(CDE), 헤클라 마이닝(HL) 등 미국 상장 은·금 광산주도 8~9%대 급등했다.
◆ "구조적 붕괴보다는 단기 과잉 반응"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과 반등을 두고 '추세 붕괴'보다는 '단기 충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에서 "귀금속 가격 조정은 표면적인 촉매 요인보다 과도하게 확대됐다"며 "공식·기관·개인 투자자들의 귀금속 투자 의도가 근본적으로 악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는 △미국 달러 강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이후 통화정책 기대 변화 △주말을 앞둔 포지션 축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목된다.
도이체방크는 "금의 구조적 투자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현재 상황은 1980년대나 2013년과 같은 장기 약세 전환 국면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 역시 기술적 과열과 포지션 쏠림은 인정하면서도,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정책 리스크, 각국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흐름 속에서 금에 대한 중장기 수요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은은 변동성 확대… "수요는 살아 있다"
은 시장의 변동성은 금보다 훨씬 극단적이다. 시장 규모가 작고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단기 심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토로(eToro)의 자비에르 웡 애널리스트는 "은은 금보다 투기적 거래와 개인 투자자 참여가 많아 단기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번 움직임을 전적으로 투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태양광 산업을 중심으로 한 은의 산업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은 수요는 2030년까지 연간 4만8000~5만4000톤으로 늘어날 전망인 반면, 공급은 약 3만4000톤에 그쳐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웡은 "수요 자체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이번 움직임은 은이 강세 국면에서 흔히 보여왔던 '앞서 달리는' 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