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뉴스핌] 남정훈 기자 = 김정호가 다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길었던 부상 여파와 부진의 터널을 지나 3경기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한국전력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국전력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6-24 31-33 25-23 25-17)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의 숨은 주인공은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였다. 김정호는 지난해 12월 23일 삼성화재와의 홈경기 도중 1세트 19-17로 앞선 상황에서 네트 근처에 설치된 카메라에 걸려 넘어지며 발목을 다쳤다. 당시 4~6주가량 결장이 예상돼 1월 말이나 2월 초 복귀가 점쳐졌지만, 김정호는 예상을 깨고 1월 초부터 코트에 복귀했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재활과 관리 속에 경기를 소화해 온 김정호는 이날 공격 성공률 46.43%를 기록하며 17점을 올렸다. 주포 쉐론 베논에반스(등록명 베논·34점)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지난 1월 20일 대한항공전 이후 3경기 만에 다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경기였다.
그동안 김정호의 경기력은 쉽지 않았다. 발목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1월 23일 4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1월 29일 5라운드 첫 경기에서 모두 현대캐피탈을 상대했지만, 두 경기 합산 득점은 7점에 그쳤다. 특히 직전 경기에서는 단 1점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반등의 계기는 세터와의 호흡 조율이었다. 경기 후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김정호와 하승우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이 있어서 경기가 끝난 뒤 많은 대화를 나눴다"라며 "오늘은 김정호가 책임감을 가지고 공격을 해줬다. 앞에 한태준이라는 세터가 있다는 점도 심리적으로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몸 상태가 조금만 더 올라온다면 경기력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정호 역시 감독과의 대화가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캐피탈과의 두 경기에서는 득점도 거의 안 나올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발목 상태도 좋지 않다 보니 세터와의 호흡이 더 어긋났던 것 같다"라며 "감독님께서 좀 더 찾아가서 때릴 수 있도록 공 높이를 조율해 보자고 말씀해 주셨고, (하)승우 형이 저한테 많이 맞춰줘서 오늘은 훨씬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김정호는 "상대 발을 밟은 게 아니라 혼자 카메라에 걸리면서 발목이 돌아간 상황이었다"라며 "전거비 인대가 하나 완전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생각보다 상태가 괜찮았다. 깁스도 하지 않고 이 정도면 1~2주 안에 뛸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통증이 크지 않아 참고 뛸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물론 불편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다친 건 다친 거라 점프 후 착지나 역동작에서 불편함은 있다"라면서도 "다른 선수들도 아픈 곳을 안고 뛰는 것처럼 저도 이 정도는 참고 뛸 수 있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정호의 강점인 스파이크 서브도 이날 빛을 발했다. 그는 서브 에이스 3개를 기록하며 직접 득점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에이스가 되지 않은 서브에서도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팀 공격 전개에 큰 기여를 했다.
이에 대해 김정호는 "경기 전에 서브 연습을 좀 했다. 팀 작전 자체가 우리카드 1번과 2번 쪽으로 서브를 넣어 리시브를 흔들자는 계획이었다"라며 "제가 주로 5번 코스로 서브를 많이 넣다 보니 리시버들이 치우쳤고, 그 덕분에 운 좋게 서브 에이스가 많이 나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