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전 부동산세금 인상 카드 모두 활용…연말 종부세가 관건
보유세 인상 시기 놓고 전망 엇갈려…"양도세 올린 만큼 보유세는 나중"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부동산 세금론'이 부각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세금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마지막 수단'으로 규정하며 필요할 경우 도입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여기에 더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세제 강화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방선거 이전까지 부동산 세금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다만 지방선거 이후 곧바로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인상이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과 같은 공시가격 인상을 통한 전방위적 세 부담 확대는 이재명 정부 집권 전반기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면 최근처럼 주택 가격이 주 단위로 0.1% 이상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이를 정책 명분으로 삼아 내년 종부세부터 인상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세금 인상은 가급적 안 하는 게 바람직하며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게 제일 좋다"는 발언을 놓고 세금 인상시기와 인상규모에 대해 분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지난 21일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세금 분야에 대해 "지금으로선 깊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곧이어 "꼭 필요하고 유효한 상황인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 쓸 이유도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시장의 반응은 부동산 세금 인상이 언제 얼마만큼 이뤄지느냐에 촛점이 맞춰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진단으로는 지방선거 이후를 꼽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민심을 흔들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우회적인 발언을 한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다주택자와 '똘똘한 한채' 소유자를 투기 수요로 간주한 상황에서 세금이란 제재 수단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정부출범 이후 세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시 아파트값이 매주 0.1% 이상 오르고 있는 현 상황은 충분히 세금 인상의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이틀이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의 SNS 글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양도세 중과제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오는 5월 일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 세금 인상 시그널을 분명히 알린 것이란 분석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불과 이틀 만에 SNS라는 수단을 통해 부동산 세금의 양대축 중 하나인 양도소득세 중과제 재개를 알린 것은 지방선거가 다가왔을 때 발표하는 부담을 덜고 시장에는 부동산 세금을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 이후인 올 7월 재정경제부의 내년 세제개편안 이전에 나올 수 있는 부동산 세금 인상은 이미 완료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부동산 세금 가운데 7월과 9월 납부하는 재산세는 4월 확정될 공시가격이 과세 표준이기 때문에 현상황에서 건드릴 수가 없고 12월 납부해야하는 종부세는 11월까지 시간이 있으니 미리 발표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양도세 중과제 유예 일몰 조치가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세금 인상의 현실적 한계라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6월 지방 선거 이전에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세금 카드는 이번 양도세 중과제 유예 폐지 밖에 없다"며 "재산세와 취득세는 지방세이기 때문에 굳이 대통령이 언급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한 이후 세금 인상 '시나리오'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먼저 즉각적인 종합부동산세 인상 가능성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시절처럼 주택 공시가격 상향에 따른 전반적 인상 보다는 종부세 결정 과정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상해 올리는 방식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직후 시작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개편 연구 용역이 마무리되는 시기가 올해 11월이다. 이후 공시가격을 올리지 않더라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으로 종부세를 소폭이나마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명분이 확실히 있고 방법도 쉽다는 점에서 유력하게 꼽힌다.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9년 도입된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100%까지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다. 원래 80%였던 공정가액비율을 문재인 정부가 100%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으며 공시가격 인상폭이 커지며 종부세가 큰 폭으로 오르자 윤석열 정부 들어 60%로 낮춰진 바 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을 예고한 바 있는데 이를 80%로 환원하는 것은 충분히 수용 가능한 조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올해엔 공정가액비율의 80% 환원에 따른 정도의 보유세 인상이 있을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유세 인상은 서울 집값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 추이에 달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지지선이 연 5~6% 상승으로 보인다"며 "만약 지금처럼 서울 아파트값이 매주 0.1% 이상 올라 연 5% 상승률을 넘어선다면 이것이 이 대통령이 언급한 '선을 넘은' 상황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안에 보유세 인상은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보유세 증세는 올해 당장 실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양도세 중과제 유예 폐지는 '매물 잠김' 현상을 풀어보자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미 주택담보대출 제한으로 매수 여력을 갖춘 수요가 얼마 안되는 상황에서 보유세까지 인상하면 부동산 시장 상황이 난국에 빠질 것인 만큼 이는 정부로서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윤철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바 있는 50억 이상 주택에 대한 1% 보유세율 도입 방안에 대해서는 일단 위협성 발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에 대해 "그런 소문이 있다"고 에둘러 무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대(對) 부동산 강경정책 입안자들은 '강력한 정책을 오래 유지하면 결국 집값이 잡힐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는데 당장 초강수를 꺼내는 것보다 계속 시그널을 보이면서 시장을 압박하는 정책이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가 취임 초부터 다주택자는 물론 '똘똘한 한채' 소유자에 대해 투기 수요라고 언급한 바 있는 만큼 이번 정부 임기내 보유세율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다른 시장 전문가는 "정부의 세수 확대 방법론의 일환으로 고려할 수 있으며 대상이 종부세와 달리 초고가 주택이라면 세율을 올릴 명분도 얻게 될 것"이라며 "다만 세율을 1%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자칫 이후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인상폭에 대해선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