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지션인 선발 투수는 물론 불펜까지 팀이 원하는 역할 수행 가능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시즌을 준비하는 한화의 마운드에는 분명한 변화가 있다. 지난 시즌 팀의 원투펀치를 형성했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토론토), 라이언 와이스(휴스턴)가 모두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던 두 투수의 이탈은 분명한 전력 손실이지만, 한화는 넓어진 투수층과 내부 자원의 재정비로 새로운 해답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 다시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수가 바로 김민우다.
한화의 차기 시즌 선발진 윤곽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짜여 가고 있다. 구단은 폰세와 와이스의 이탈을 대비해 오웬 화이트와 윌켈 에르난데스를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 여기에 팀의 상징과도 같은 류현진이 건재하고,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 중인 문동주가 4선발 축을 형성한다. 이로써 1선발부터 4선발까지는 큰 틀에서 계산이 서 있는 상황이다.

관건은 5선발이다. 이 자리를 두고 KT에서 영입한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과 아시아쿼터 좌완 왕옌청이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여기에 재활을 마치고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김민우 역시 자연스럽게 후보군에 포함된다. 한때 잊힌 이름처럼 여겨졌던 김민우의 존재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김민우는 한화 팬들에게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안겨준, 말 그대로 '애증의 상징' 같은 투수다. 2015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 시즌부터 혹독한 일정을 소화했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36경기에 등판해 70이닝을 던졌고, 이 과정에서 혹사 논란이 뒤따랐다. 이후 크고 작은 부상과 기복 있는 투구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점차 주목도는 낮아졌다.
하지만 김민우는 2020년을 기점으로 다시 한화 마운드의 중심에 섰다. 팀이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암흑기(2020~2022년) 동안 오히려 김민우는 가장 꾸준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2020년 132.2이닝, 2021년 155.1이닝, 2022년 163이닝을 책임지며 이닝이터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2021시즌에는 규정이닝을 채우며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4승 10패)를 기록했고, 이는 당시 한화 토종 투수 최다승 타이 기록이었다. 2024년 류현진이 10승을 달성하기 전까지 김민우는 한화의 마지막 토종 10승 투수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023시즌 도중 강습 타구에 맞는 불운을 겪었고, 복귀 이후에도 예전의 구위를 찾지 못했다. 결국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고,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재기를 다짐한 김민우는 2024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선택했다. 체중을 10kg 이상 감량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미국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서 훈련하며 투구 메커니즘을 재정비했다. 이러한 노력은 결과로 이어졌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 로테이션의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시즌 초반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3월 26일 문학 SSG전에서 5이닝 무실점, 4월 7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7이닝 3실점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복귀한 류현진, 성장세의 문동주와 함께 국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또 한 번 시련이 찾아왔다. 4월 13일 대전 KIA전에서 1회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낀 김민우는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고, 결국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재건술, 이른바 토미 존 수술을 받게 됐다. 이로써 2024시즌은 물론, 2025시즌 복귀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구단은 당초 2025년 중반 복귀를 기대했지만, 재활 과정에서 다시 통증이 발생하며 김민우는 또 한 번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다행히 선발진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 무리한 복귀를 강행하지는 않았다.

이제 시선은 2026시즌으로 향한다. 김민우의 복귀가 현실적인 시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가장 큰 장점은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활용도다. 한화는 지난 시즌 내내 5선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엄상백 역시 시즌 후반 불펜으로 보직이 바뀔 만큼 기복을 보였다. 아시아쿼터 왕옌청 또한 KBO리그 적응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우는 자연스러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선발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긴 이닝을 책임지는 롱릴리프나 상황에 따라 1이닝을 맡는 불펜 요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데뷔 초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경험 역시 강점이다. 이는 KIA로 떠난 이태양이나 상무에 입대한 김기중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은 한화는 이제 명확한 우승 후보로 분류된다. 이런 팀에 있어 '건강한 김민우'의 가세는 전력 보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마운드 경쟁 구도를 한층 더 치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는 충분하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