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브룩스 켑카(미국)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복귀는 단순한 컴백 스토리가 아니다. PGA 투어가 새로 도입한 '복귀 회원 프로그램'의 첫 적용 사례이자, LIV 골프로 갈라졌던 남자 골프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기 때문이다.
켑카는 지난해 12월 LIV 골프와 상호 합의로 결별한 뒤, 이달 말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을 통해 약 4년 만에 PGA 투어 정규 대회에 나선다. PGA 투어는 13일(한국시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에게 투어로 돌아올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기 위해 복귀 회원 프로그램을 신설했다"며 켑카의 출전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켑카는 2022년 LIV 골프로 이적하며 촉발된 '투어 간 전쟁'의 상징에서, PGA 투어의 손을 잡은 첫 번째 파일럿으로 위상이 바뀌었다.
복귀 회원 프로그램은 적용 대상이 극도로 제한적이다. 2026시즌 한 해만 시행되는 한시 제도이며, PGA 투어 활동을 최소 2년 이상 중단한 선수 가운데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4대 메이저 대회 또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어야 복귀를 신청할 수 있다. 이 조건이면 켑카를 비롯해 욘 람(스페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캐머런 스미스(호주) 등 4명에게만 적용되는 룰이다. 사실상 슈퍼스타 전용 복귀 통로인 셈이다.
PGA 투어는 무조건적인 면죄부를 주지는 않았다. 복귀 선수들은 2026시즌 페덱스컵 보너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향후 5년간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IP) 보너스도 받을 수 없다. 켑카의 경우 500만 달러(약 73억5000만원)를 자선기금으로 출연하며, 기부처는 PGA 투어와 협의해 정한다.
이 제도는 누가 봐도 형식적인 벌칙을 곁들인 절충안으로 보인다. LIV 이탈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모양새를 유지하면서, 투어 흥행의 핵심 자산인 메이저 챔피언들에게만 안전한 복귀 다리를 놓아줬다.

PGA 투어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한 무대에서 경쟁하길 바라는 팬들의 요구를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면에는 LIV 출범 이후 이어진 스타 유출과 브랜드 가치, 시청률 저하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깔려 있다. 원칙을 앞세웠던 PGA 투어가 흥행과 경쟁력이라는 필요 앞에서 선택한 절충안이 바로 복귀 회원 프로그램이다.
복귀는 형식적으로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실제 문턱은 메이저 우승이라는 극단적으로 높은 기준으로 설정됐다. 돌아올 수 있는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를 가르는 잣대가 상업적 가치와 흥행 파워라는 점도 분명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2월 2일까지 조건을 수락한 선수만 활용할 수 있다. 켑카는 이미 합류를 결정했고,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과 피닉스 오픈 출전을 예고하며 "어릴 때부터 꿈꿔온 PGA 투어 무대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제 팬들의 시선은 람, 디섐보, 스미스 등 다른 메이저 챔피언들의 선택을 향하고 있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