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미국 법무부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본관 개보수 공사의 관리 부실을 따지기 위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수사중이라고 현지시간 11일 로이터와 CNBC 등이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밤 연준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 성명에서 법무부의 형사기소 취지 수사가 진행중임을 알리고, 연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뜻대로 통화정책을 펴지 않은 데 따른 보복성 수사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지난해 7월 트럼프는 파월 의장이 연준 본관 개보수 프로젝트를 부실하게 관리해 혈세를 낭비했다고 주장하며 해임을 도모했다. 당초 예산보다 공사비가 7억 달러나 증가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공사 현장을 찾아 파월의 사퇴를 종용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번 수사도 연준의 본관 개보수 공사 관리 실태, 그리고 이와 관련한 파월 의장의 지난해 6월 의회 증언에 맞춰져 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그간 이 사안에 대해 의회에 완전히 투명하게 설명했다"며 "이 모든 것은 수사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사의 본질은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움직이지 않은 것에 대한 일종의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대통령의 요구대로 연준이 신속하게 그리고 충분히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불만에서 이번 수사가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연준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라며 정치적 외압에 굴복하는 연준이냐, 아니면 연준의 독립적인 통화정책 보장이냐를 결정짓는 일대 사건에 해당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월 의장은 "나는 법의 지배와 민주주의 사회의 책임 원칙을 깊이 존중한다. 연준 의장이라고 해서 법 위에 설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전례 없는 조치는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력이라는 더 큰 맥락 안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부당한 외압에 굴하지 않겠다는 결기도 다졌다. 파월 의장은 "나는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를 통틀어 4개 정권 하에서 일했다.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외압에 대한 두려움이나 편향 없이, 오직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에만 충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는 때로 위협 앞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 나는 미국 국민을 위해 의회가 승인한 나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CNBC에 "연준 독립성을 훼손하는 트럼프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의 안정과 강건함(의 토대)을 대통령이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의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민주당)도 "트럼프는 파월 의장을 몰아내고 충실한 꼭두각시를 앉혀 연준을 장악하려 한다"며 "법무부를 독재자의 수족처럼 부려 자신과 자신과 친한 갑부들의 이해를 대변하도록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버코어의 부회장이자 글로벌 통화정책 전략팀 헤드인 크리슈나 구하는 보고서에서 "잠시 가라앉았던 트럼프와 연준 사이의 긴장이 갑자기 증폭된 이번 사태는 매우 충격적인 전개"라며 "월요일(12일) 개장 초 달러와 채권, 주식에 걸쳐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흐름이 나타날 수 있고,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돋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