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메모리 인상, 제품 가격에 영향"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글로벌 메모리 가격 급등이 노트북을 넘어 스마트폰 가격 전략까지 압박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공개한 '갤럭시 북6 시리즈'의 가격을 출시 시점까지 확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반도체 원가 상승이 완제품 가격에 본격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으로 노트북 가격 인상 압박이 커졌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같은 흐름은 스마트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은 "메모리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회사가 파는 제품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 다음달 공개될 '갤럭시 S26' 시리즈 출고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 노트북이 먼저 드러낸 원가 부담 신호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노트북 사업에서부터 체감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북6 시리즈'의 가격을 출시 시점까지 확정하지 않기로 한 것도 D램·낸드플래시 등 핵심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비중이 높은 노트북 특성상 가격 인상 압박이 다른 전자기기보다 먼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갤럭시 북6 시리즈는 성능과 휴대성을 동시에 강화한 프리미엄 노트북 라인업이다. 최상위 모델에는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되는 등 고사양 구성이 특징으로, 메모리와 SSD 등 반도체 부품 비중이 높은 제품군에 속한다. 업계에선 메모리 가격 상승분이 가장 먼저 반영될 수 있는 영역으로 노트북을 꼽아왔다.
삼성전자도 메모리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 노트북 원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민철 삼성전자 갤럭시 에코 비즈 팀장 부사장은 지난 4일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산업이 메모리 수급 불안정으로 가격 인상을 겪고 있다"면서도 "저희는 좀 더 다양한 브랜드와 협력하기에 공급 측면에선 유리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가격 부담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소비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AI 수요가 부른 메모리 쇼크…"2027년까지 지속"
메모리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PC·스마트폰용 범용 D램과 낸드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말 발생한 전례 없는 D램·낸드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노트북과 미니 PC, 스마트폰 등 소비자 전자기기 전반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는 메모리가 스마트폰 제조 원가의 약 10~20%를 차지하는 만큼,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이나 사양 조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구조적 전망은 실제 시장 가격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DDR4 8Gb)의 지난해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9.3달러로, 전월 대비 14% 이상 올랐다. 범용 D램 가격이 9달러를 넘어선 것은 관련 2016년 6월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 노트북 다음은 스마트폰…갤럭시S26 가격 변수
노트북에서 먼저 감지된 원가 압박은 스마트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은 메모리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등 고가 부품 비중이 높아 원가 누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플래그십 모델일수록 가격 전가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메모리 수급 불안이 다음달 공개 예정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작으로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노 사장은 메모리 가격 인상이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노 사장은 지난 6일 CES 2026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가격 인상과 관련 "올해 여러 경영 환경 중 주요 부품의 재료비, 특히 메모리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회사가 파는 제품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공개 예정인 '갤럭시S26' 시리즈의 출고가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갤럭시S 시리즈 가격이 오를 경우 이는 2023년 이후 3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에서 일부 모델 가격을 유지했고, 갤럭시S25에서는 전 제품군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업계에선 메모리 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 역시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가격 전략 재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