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협의체서 제도 설계 본격화 기대
교실 정치화 우려 속 속도조절 불가피…중립성 가이드라인이 핵심 쟁점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교원·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 입법을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예고하면서 교사의 정치기본권 제도화 논의가 본격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 일정과 여론 변수 탓에 입법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공무원노동조합연맹(공무원연맹) 등은 지난달 30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정치기본권 보장 6대 패키지 법안'의 조속한 처리와 향후 협의 구조를 논의했다.

지지부진했던 교원 정치기본권 논의에 속도가 붙은 건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의 단식 농성이다. 지난달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실이 교원 정치기본권 확대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촉발된 농성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업무보고 당시 "국민들은 교사가 한쪽 편을 들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고 여론 조사를 하면 찬성도 높지 않다. 국민이 충분히 납득해야 입법이 가능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정치기본권'이라는 단어를 놓고 "프레임부터 정치적이지 않게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지난달 21일 박 위원장의 농성장에 방문해 정치개혁입법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 교사·공무원 정치기본권 의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지난달 30일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한 틀에서 다루기 위해 1월 중 협의체를 공식 발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이다. 그러나 현행 교육공무원법과 정당법,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등에 따라 교사는 정당 가입, 정치자금 후원, 선거운동, 피선거권 행사 등 정치활동이 폭넓게 제한돼 있어 여러 법안 개정이 필요한 복잡한 사항이다.
입법 과정에서의 변수도 적지 않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가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데다 선거 이후 상임위 구성이 재편되면 논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회적 합의도 관건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교실의 정치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중론을 펼칠 가능성이 크고, 학부모 표심을 고려한 여당도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교원단체들은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부터 정당 가입·선거 입후보까지 제시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표현의 자유 등 위헌 소지가 큰 영역부터 '단계적 확대'를 거론하고 있다. 한 교원단체 소속 교사는 "정당 가입은 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정당에 가입한 국민이 전체 20%를 간신히 넘는 현실"이라며 "부정적인 여론도 여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개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넘어 학생들의 민주시민교육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교사들의 정치적 표현이 위축된 탓에 교육현장에서는 현대사·현대 이슈를 다루는 것을 기피하고, 그 공백을 유튜브나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채우며 왜곡 정보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민주시민교육을 위해서는 정치교육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시민교육, 유럽 특히 독일에서는 정치교육이라는 용어를 쓴다"며 "수업에서 현대사를 다루다 보면 정치적 쟁점과 맞닿을 수밖에 없는데 교사들이 이를 기피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학교가 필요한 교육을 피할수록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편향성 우려를 외면해선 안 된다"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교원 정치활동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위원회 성격의 기구를 구성해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협의체 출범 이후 세부 설계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협의체 구성에 참여하고 있는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정개특위에서 명확히 당론을 결정하면 야당과의 논의는 물론 공청회, 국민 참여단 등 절차를 통해 국민적 합의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