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수익성·재무 변화에 평가 기준 주목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LS그룹이 실적 개선과 성장 투자, 재무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과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자회사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미 전력·소재 시장 투자와 에식스솔루션즈 기업공개(IPO) 추진이 중장기 성장과 재무 부담 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자사주 비중 관리 등 자본 정책 변화까지 더해지며, LS를 둘러싼 평가 기준이 달라질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실적 개선, 자회사 중심으로 가시성 높아져
30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전력 인프라 중심의 수주 확대와 해외 투자, 계열사 자본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과거와 다른 평가 환경에 놓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LS의 실적 개선은 자회사인 LS전선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이 수주 금액 확대와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전선·케이블 사업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다. 여기에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실적 가시성도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LS전선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사업이 본격화되며 중장기 실적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500kV급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주요 구간에 투입했고, 해상풍력 확대에 대응해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을 통한 항만 인프라 투자도 진행 중이다. 이는 단기 수주 확대를 넘어 향후 추가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LS전선은 북미 시장에서도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대응해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하는 등 현지 투자에 나서고 있다. 북미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해당 공장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평가된다.
또 LS는 희토류 영구자석과 재생 구리 등 고부가 소재 사업으로의 확장도 추진 중이다. 전선·케이블 중심 사업에서 소재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에식스솔루션즈 IPO, 재무 부담 완화 변수
LS의 북미 법인 에식스솔루션즈의 IPO 추진도 시장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전기차 구동 모터, 발전기, 변압기 등에 사용되는 권선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초대형 변압기 수요 증가의 수혜가 예상된다.
IPO가 성사될 경우, 에식스솔루션즈는 공모 자금을 통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할 수 있어 차입 부담과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계열사 차원의 재무 구조 개선뿐 아니라, 지주사 입장에서도 지급보증 등 간접적인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자사주 비중 관리,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시도
LS는 자사주 비중을 10% 이내로 관리하려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과 교환사채(EB) 활용 등을 통해 과거 15%를 웃돌던 자사주 비중은 현재 10%대 초중반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비중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지배구조와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LS의 이러한 움직임을 밸류에이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관리 차원의 접근으로 보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3차 상법 개정안으로 원칙적 소각 시대를 맞이해 자사주 12.5%에 대해 상당 부분 소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같은 소각 등으로 밸류에이션 상승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 기업 가치와 주가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향후 실적 추이와 투자 성과, IPO 이후 행보 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LS는 과거보다 밸류에이션 재평가 논의가 가능해진 환경을 만들고 있다"면서도 "다만 회사가 제시한 성장과 재무 개선 전략이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행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중요하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