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18일 국내 증시는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를 반영하며 장 초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마이크론의 호실적이 투자심리를 일부 완충하며 장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을 회복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키움증권은 전일 미국 증시가 오라클 데이터센터 투자 협상 결렬 소식으로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가 재부각되며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다우지수는 0.4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6%, 나스닥지수는 1.81% 각각 내렸다. 오라클이 미시간주에서 추진하던 100억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핵심 투자 파트너가 이탈했다는 보도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는 평가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라클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부채 증가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부각됐다"며 "AI 버블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오라클 주가가 급락하자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AI 반도체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다만 AI 산업 전반의 투자 사이클이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함께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아마존이 오픈AI에 100억달러 이상 투자를 검토하고, 오픈AI가 아마존의 자체 AI 칩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점은 AI 투자 흐름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라며 "시장은 AI 산업 전반의 성장성보다는 실질적인 수익화가 가능한 기업을 가려내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장의 또 다른 변수였던 마이크론 실적은 기대를 웃돌았다. 마이크론은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고, 차기 분기 가이던스 역시 큰 폭으로 상향 제시되며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세를 보였다. 이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은 AI 반도체 수요가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사례"라며 "오라클 이슈로 악화된 투자심리를 일부 되돌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일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웃돌며 외국인 수급 부담이 커졌지만, 장 막판 마이크론 실적 기대가 반영되며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코스피는 1.43%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0.55% 하락하며 지수 간 차별화가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오라클발 충격을 반영해 하락 출발할 수 있으나, 마이크론 실적이 AI 수익성 우려를 완화시키면서 장중 변동성은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추가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라고 전망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