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조선 압류 이후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급감
16일 발표되는 美 비농업 고용보고서와 소매판매 지표 주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상 가능성을 주시하며 15일(현지시각) 국제유가가 하락했고, 금값도 상승 폭을 축소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물은 배럴당 56센트(0.92%) 하락한 60.56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은 62센트(1.08%) 내린 56.82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주에만 4% 이상 하락했는데, 이는 2026년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우크라이나 관련 회담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으며, 한 미국 정부 관계자 역시 로이터에 양측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이견을 좁히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전날 베를린에서 미국 특사단과 5시간에 걸친 회담을 가진 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목표를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평화 협상이 성사될 경우, 현재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장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주 유조선 한 척을 압류하고 베네수엘라와 거래하는 해운사 및 선박에 대해 추가 제재를 부과한 이후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은 급격히 감소했다.
시장은 이러한 조치가 원유 공급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유조선 압류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선박을 추가로 차단할 계획이며, 이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하는 조치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는 이날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긴장이 고조되면서 현지에서 원유를 선적할 예정이던 유조선들이 항로를 되돌리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PVM의 애널리스트 존 에번스는 "지난주 주요 원유 선물 시장 전반에서 월간 기준 최저치를 기록하며 유가가 꾸준히 하락했는데,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해 한층 강경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가격 하락 폭은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으로 이미 향하고 있는 물량이 충분하고,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풍부한 데다 수요가 둔화되고 있어, 유조선 압류로 인한 공급 차질의 영향은 일정 부분 상쇄되고 있다는 평가다.
금값은 우크라 평화협상 진전 소식에 안전자산 인기가 다소 후퇴하며 상승 폭을 줄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0.3% 오른 온스당 4,341.3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장중 한 때 1% 넘게 오르다가 한국시간 기준 16일 오전 5시 2분 기준 온스당 4,312.32달러로 0.24% 상승했다.
킷코메탈스 수석 애널리스트 짐 와이코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진전이 금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서 금 선물을 매수했던 일부 트레이더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최근 일주일간 이어진 포지션 청산 흐름도 금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화요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비농업 고용보고서와 소매판매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핵심 단서로 여겨진다.
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2026년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78%로 반영하고 있다.
은 현물 가격은 2.2% 상승한 온스당 63.39달러를 기록했다. 은 가격은 지난 금요일 사상 최고치인 64.65달러를 찍은 뒤, 전례 없는 65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RJO 퓨처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 밥 해버콘은 "귀금속 가운데 은이 가장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65달러를 넘어설 것이고, 내년 1분기 초에는 70달러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