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구·인재 풀·정부 지원 정책이 빅테크의 인도行 이끌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에 이어 인텔도 인도와 손을 잡았다. 구글과 MS, 아마존이 올해 발표한 대인도 투자액만 675억 달러(약 99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인텔은 현지 기업과 반도체 관련 전 영역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 반도체 종합기업(IDM)인 인텔은 지난 8일 인도 대기업 타타그룹과 인도 내 반도체 및 전자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타타 일렉트로닉스는 현재 인도 구자라트주에 인도 최초의 반도체 제조 시설을, 아삼주 모리가온에는 칩 조립 및 테스트 시설을 건설 중으로, 이들 두 곳에 약 14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인도 매체 이코노믹 타임스(ET)는 "인텔이 (타타 일렉트로닉스의 프로젝트에) 직접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타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해당 시설들을 활용하고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인텔은 타타의 신설 제조 공장과 외주 조립 및 테스트 시설을 이용해 인도에서 인텔이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제조 및 패키징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슷한 시기, MS와 아마존도 대규모 대인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MS는 지난 9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인도에서 회동한 뒤 향후 4년 동안 인도에 17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 발표한 30억 달러 투자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MS의 아시아 시장 투자 중 최대 규모다.
하이데라바드, 푸네 등 도시에 초대형 클라우드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하고, 국가 플랫폼 AI 내재화 및 AI 전문 인재 양성 등에도 자금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마존은 오는 2030년까지 인도 사업 전반에 걸쳐 3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ET는 "이번 투자는 전자상거래·물류·클라우드 컴퓨팅 등 아마존의 인도 내 모든 사업 분야에 걸쳐 이루어진다"며 "지금까지의 투자액 약 400억 달러에 더해 아마존의 2030년까지 인도에 대한 투자액은 750억 달러에 달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의 사업들은 2030년까지 인도에서 약 38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구글은 앞서 지난 10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샤카파트남에 자사의 첫 '기가와트(GW)급 AI 허브'를 구축하기 위한 15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광케이블망·전력 인프라가 통합된 형태가 될 허브는 구글이 미국 외 지역에서 단행한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인도 남부 지역에 1GW급 데이터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도 쏠림 현상 배경에는 강력한 수요와 낙관적 성장 전망이 있다.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는 약 10억 명의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 중이다. 또한, 이공계 기술 인재가 많다는 점도 미국의 기술 대기업들이 인도 내 AI 인프라 구축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인도 정부가 'AI 미션'과 '디지털 인디아'를 내세우며 공공 서비스의 디지털화 가속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 '인도 반도체 미션'을 통해 반도체 및 AI 관련 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점, 미·중 갈등 속 '차이나 플러스 원'의 필요성이 극대화한 가운데 인도가 대안으로 선택됐다는 점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