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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스칸디나비아 3국의 '독특한 자주국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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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200만의 스칸디나비아 3국… '기술 자립형 방산 강국' 비결
스웨덴, 잠수함·전차·전투기까지… '월드클래스 방산 실력'
노르웨이, 탄약·미사일·원격무장에 승부…남모·콩스버그로 K-방산 협력
핀란드, '바퀴장갑차+위성'의 나라…노키아에서 아이스아이까지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스웨덴과 노르웨이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3국의 방위산업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세 나라 인구(약 2,200만 명)를 합쳐도 남한(약 5,100만명)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는 전투기·미사일·장갑차 등 첨단 무기체계에서 '기술 자립형 방산 강국'으로 꼽히는 나라들이다.​

냉전기부터 러시아를 맞댄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독자적인 방산 생태계'를 키워온 이들 국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안보 지형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안 장관의 이번 북유럽 순방은 K-방산의 북유럽 시장 교두보를 넓히는 동시에, 스칸디나비아 3국의 고급 기술·운용 경험을 우리 방위산업과 어떻게 접목할지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북구 스칸디나비아 3국의 '자주국방 DNA'는 지금의 러시아로 이어지는 소련의 위협 속에서 형성됐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행보는 세 나라가 극명하게 갈렸다. 스웨덴은 전쟁 내내 중립을 선언하면서도 독일에 고급 철광석을 대량 수출해 전쟁 수행을 도운 사실상의 '경제 협력국'이었고, 노르웨이는 독일 침공에 맞서 싸웠지만 끝내 점령을 허용해 망명 정부·저항운동으로 버텨야 했다.​

핀란드는 더 복잡한 노선을 걸었다. 1939년 소련의 침공으로 시작된 '겨울전쟁(Winter War)'에서 고립무원의 상황 속에 국민 동원 전쟁을 치르며 독자 항전을 벌였고, 1941년에는 독일의 소련 침공과 맞물려 '계속전쟁(Continuation War)'에 참전해 독일과 사실상 협력관계로 돌아섰다. 결과적으로 1944년 소련과 휴전을 맺으면서 다시 독일군을 몰아내야 했고, 이후 1947년 강화조약에서 영토 일부를 할양하며 중립노선을 굳히는 대가를 치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정치·군사적 행보가 엇갈렸던 북구 3국이, 냉전과 오늘날 러시아 위협 속에서 각자 독특한 자주 국방 노선을 택하게 된 배경에도 바로 이런 '지형·역사·전쟁 경험'의 차이가 깊게 깔려 있다.

방위산업 분야에서 스칸디나비아 3국은 글로벌 방산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스웨덴의 사브는 그리펜 전투기와 레이다 기술로, 노르웨이의 콩스버그는 해상타격미사일(NSM)로, 핀란드의 파트리아는 차륜형 장갑차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폴란드 '오르카 사업'에서 한화오션을 제친 스웨덴 사브의 고틀랜드급 A26 잠수함. 스털링 AIP를 세계 최초 실전 배치한 잠수함으로, 발트해 작전에서 탁월한 기동성을 보인다. [사진=SAAB] 2025.12.11 gomsi@newspim.com

◆100년 잠수함 기업 '코쿰스–사브' 거느린 스웨덴 = 스웨덴 잠수함 산업은 코쿰스(Kockums)–사브(SAAB)로 이어지는 100년 전통을 기반으로, 디젤·AIP(공기불요체계)를 결합한 정숙성·잠항 지속 능력에서 독일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발트해의 얕은 수심·복잡한 해역에 특화된 설계 노하우와 호주 콜린스급 수출 경험이 겹치며, 중형 재래식 잠수함 분야 '소수 정예' 기술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폴란드 '오르카(Orka)' 사업에서 스웨덴이 한화오션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것은 EU·NATO의 연계성, 발트해형 AIP 설계, 기술이전·후속지원 패키지, 신속 전력화 등이 버무려져 종합 경쟁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유럽 안보 체계' 안에서 움직이려는 전략 속에 스웨덴을 택했다.

고틀랜드급(Gotland-class)급은 스털링 AIP를 세계 최초 실전 배치한 잠수함으로, 배수량 약 1,500톤·길이 60m급이다. AIP로 수 주간 잠항 가능하고 X자형 타(rudder)로 발트해 작전에서 탁월한 기동성을 보인다. 2000년대 미 해군이 이 함급을 임차해 모의 교전을 했을 때, 미 항모를 여러 차례 '격침 판정'까지 몰고 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실전형 훈련 이력과 지속적 개량을 거친 고틀랜드급 A26 계열에 대해 폴란드가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의 1970~80년대 '포탑 없는 전차' 스트리드스방103(Strv-103), 일명 S전차. 혁신적인 무포탑 설계로 유명하다. 주포가 차체에 고정돼 있어, 전차 전체를 움직여서 조준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차체 높이가 매우 낮아 승무원을 보호하는 전면 방어력이 뛰어났다. 105mm 주포와 자동 장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며, 완전한 수륙 양용 기능도 갖췄다. [사진=나무위키] 2025.12.11 gomsi@newspim.com

◆스웨덴의 '포탑 없는 전차' S전차 = 스웨덴 육군은 1970~80년대 '포탑 없는 전차' 스트리드스방103(Strv-103), 일명 'S전차'로 세계 기갑사에 독특한 족적을 남겼다. 105㎜ 주포를 차체 고정, 궤도·유기압 서스펜션으로 조준하는 설계로, 초저자세형 실루엣·강한 방호력을 지녔다. 디젤·가스터빈 복합동력과 자동장전 장치, 양방향 주행이 특징이다. 냉전기 서방에서 틈새형 실험 전차로 평가받았으며, 영국·노르웨이·미국에서 시험 운용된 바 있다.

이후 스웨덴은 CV90 보병전투차, 아처(Archer) 155mm 자주포, RBS-70 NG 단거리 대공미사일 등으로 지상전력을 현대화했다. CV90은 북유럽 다수 국가의 주력 차량으로, 아처는 2025년 최신형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RBS-70 NG는 드론·순항미사일 요격용 방공체계로 추가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스웨덴 사브사가 제작한 4.5세대 전투기 JAS-39 그리펜. [사진=나무위키] 2025.12.11 gomsi@newspim.com

◆'비겐-그리펜'… 독자 전투기 계보 = 냉전 이후까지 독자 전투기 노선을 유지한 국가는 드물다. 스웨덴은 사브37 비겐과 JAS39 그리펜으로 이어지는 '자국형 항공 계보'를 만들었다. 비겐은 델타익+카나드 복합 날개로 STOL(단거리이착륙) 성능을 확보한데다, 마하 2급 초음속을 내는 다목적 전투기다. 요격, 공대지, 공대함 공격을 모두 수행할 능력을 갖췄다.

수출은 제한됐으나 냉전기 북유럽 방공망의 핵심이었다. 1970년대 후반 박정희 정부 시절,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논의에서 스웨덴 사브 비겐이 F-16, F-15 등과 함께 후보로 거론된 적도 있으나, 본격적인 기종 경쟁 단계까지 가지는 못했다. 이후 정국 변화와 대미 관계 등을 거치며 사업 방향은 F-5E/F 면허생산과 F-16 도입으로 정리됐다.

그리펜은 경량 단발 다목적 전투기로 델타익, 플라이바이와이어, NATO 데이터링크를 탑재했다. 최대 마하 2의 속도로 4.5세대급 성능을 발휘한다. 운용비가 F-16, 라팔, 유로파이터보다 낮은 것이 강점으로, 체코·헝가리·브라질·태국 등에서 운용 중이다. 그리펜 E/F형은 2020년대 브라질·콜롬비아 수출로 전투기 시장에서 성능을 인정받았다.

오늘날 5세대 전투기는 수십 조원대 연구개발비와 막대한 운용유지비 때문에, 유럽의 유로파이터처럼 다국적 공동개발이 표준이 됐다. 미국도 F-35 개발에서 같은 길을 택했다. F-35는 '합동타격전투기(JSF)'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미 공군, 미 해군, 미 해병대가 함께 쓰는 공군형(F-35A)·단거리이륙/수직착륙형(F-35B)·항모형(F-35C)을 '한 가족' 개념으로 묶었다. 이런 개발 방식으로 개발, 양산, 정비를 통합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이 프로그램을 애초부터 다국적 체제로 설계해 영국·이탈리아·네덜란드·노르웨이·덴마크 등 동맹국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각국이 개발비 일부를 분담하는 대신, 기체·엔진·전자장비 부품 생산과 완제기·정비 물량을 보장받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F-35는 북유럽·동유럽·아시아·중동까지 10여 개국 이상이 도입한 '서방 전투기 표준 플랫폼'이 됐고, 미국은 '군사동맹'과 '방산 수출'을 묶는 패키지 전략으로 5세대 전투기 시장을 사실상 선점했다.​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스웨덴처럼 인구 1000만명 남짓, GDP(약 6,100억 달러, 2024년 기준) 규모가 제한된 국가가 독자 전투기 개발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스웨덴이 '독자 항공력'을 전략 자산으로 간주하는 이유는, 러시아를 맞댄 지정학적 요인과 '무장 중립' 전통 속에서 외부 승인 없이 통제 가능한 전투기·무장·소프트웨어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여기에 항공·방산산업을 핵심 수출·일자리 기반으로 키우려는 산업 전략, 그리고 도로 활주로 이착륙 등 자국 방어 개념에 맞춘 기체를 만들기에는 외국산 개조보다 자국 설계가 효율적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이 때문에 스웨덴은 나토 가입 이후에도 차세대 그리펜E 도입과 C/D형 장기 운용 계획을 유지하며, 동맹 체제 안에서도 '독자 항공기 제조국' 지위를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콩스버그가 개발한 JSM(Joint Strike Missile) 미사일. F-35 내부 무장창에 탑재 가능한 유일한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일본·호주 전력의 핵심 타격무장으로 떠올랐다. [사진=Kongsberg] 2025.12.11 gomsi@newspim.com

◆탄약과 미사일 강국 노르웨이 = 노르웨이는 '총·전차'보다 탄약 원격무장, 정밀타격무기에 집중했다. 남모(Nammo)는 155㎜ 포탄, 120㎜ 전차탄, 소구경탄을 생산하는 북유럽 최대 탄약기업이다. 2025년까지 15년간 장기 투자계약(10억 크로나, 약 1,560억 원)을 체결했다. 풍산과 함께 NATO와 우크라이나 탄약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꼽힌다.

콩스버그는 23개국 2만기 이상 판매된 프로텍터 RWS(Remote Weapon Station)와 MCT-30 무인포탑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NSM(Naval Strike Missile) 미사일은 스텔스형 대함미사일로, 폴란드·독일·호주·미국 해군·해병대 등 나토권 다수가 채택했다. 파생형 JSM(Joint Strike Missile)은 F-35 내부 무장창에 탑재 가능한 유일한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일본·호주 전력의 핵심 타격무장으로 떠올랐다. 한국과는 'K2·K808 플랫폼+노르웨이 무장 기술' 결합이 진행 중이며, 유럽 방산 시장에서 시너지 가능성이 높다.

핀란드 파트리아(Patria)는 혹한, 호수지형에 맞춘 8×8 장륜장갑차 AMV(Armoured Modular Vehicle)를 개발했다. [사진=나무위키] 2025.12.11 gomsi@newspim.com

한편, 노르웨이 정부는 12월 5일경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스(TKMS)에 잠수함 2척 추가 발주를 결정했다. 이로써 노르웨이의 차세대 잠수함 전력은 총 6척 규모로 확대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북해함대와 전략원잠 활동이 강화된 상황에서 북대서양·바렌츠해 해상·해저 축 감시와 대러 억제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잠수함 6척 체계가 완비되면, 노르웨이는 북극·북대서양에서 강력한 수중 전력 보유국으로 부상하며, 향후 러시아-중국과 북극 해역 잠수함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퀴 달린 장갑차' 원조국 핀란드 = 핀란드는 1939~1940년 소련 침공에 맞선 '겨울전쟁'으로 '저항의 상징'이 됐다. 병력·장비 열세에도 산림, 설원 전투로 선전했다. 미 해군이 내다버리다시피한 F2A-1을 B-239 형식으로 인수한 핀란드 공군은 혹한의 기후, 짧은 비행장, 저고도 공중전 환경에 맞는 전술을 짜고, 기체를 경량화해 기동성을 극대화했다.

그 결과, 미제 F2A 버팔로는 초기 소련 전투기들을 상대로 30대 1을 웃도는 수준의 격추·손실 비율을 기록하며 이 한 기종으로만 30명 넘는 '에이스 파일럿'을 배출했다.​ 조종사 에이노 유우티라이넨(Eino Juutilainen)은 94기 격추로 비독일권 최다 전과 에이스로 '전설'이 됐다. 전쟁 내내 적 전투기에게 한 번도 피탄당하지 않았다는 기록까지 더해지면서, '구식 전투기+최강 조종사' 조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례가 됐다.​

이런 전쟁 경험이 지금의 독립적 전력운용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핀란드는 혹한·호수지형에 맞춘 8×8 장륜장갑차 파트리아 AMV(Armoured Modular Vehicle)로 명성을 얻었다. 최대 30톤급 다목적 플랫폼으로, 120㎜ 박격포·대전차미사일·30~40㎜ 기관포탑 등 모듈식 교체가 가능하다. 폴란드는 이를 '로소마크'로, 스웨덴은 '판사르테렝빌 360'으로, 일본은 최신형 'AMV XP'로 도입했다. 일본 JSW와 합작생산 방식으로 아시아 시장까지 진출했다. 대형무기 대신 틈새기술 한 개 분야를 집중 육성한 북유럽식 성공모델로 평가된다.

ICEYE-X1 SAR 마이크로위성을 궤도에서 포착한 이미지. [사진=ICEYE] 2025.12.11 gomsi@newspim.com

◆'노키아'에서 '아이스아이'로, 위성 정보 강국 변신 = 핀란드는 노키아 휴대전화 강국의 유산을 바탕으로, 오늘날에는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기업 아이스아이(ICEYE) 로 이어지는 정보산업 강국으로 도약했다. 2014년 설립된 아이스아이는 해상도 25㎝급 영상의 소형 SAR 위성 군집을 구축해 재난·국방·ISR(정보감시정찰) 분야로 확장했다.

아이스아이의 위성은 해상도 25cm급 영상까지 제공할 수 있어, 차량·항공기·포대·탄약고 같은 군사 표적의 식별과 이동 추적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핀란드 국방부와 핀란드군은 2025년 SAR 위성 직접 구매·운용 계약을 체결해, 자국이 필요할 때 미·EU 위성망을 거치지 않고도 독자적 우주 정찰 능력을 확보하는 '주권 정찰 체계'를 아이스아이 위성으로 구축 중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아이스아이는 군사·안보 영역에서 존재감이 급격히 커졌다.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 공군기지·연료 저장소·탄약고 등을 겨냥한 작전을 준비하면서 아이스아이 SAR 영상 수천 장을 제공받았다. 또 독일·핀란드·폴란드 등은 해당 데이터를 구매·지원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의 '눈'을 보강했다.

방산기업 독일 라인메탈과의 합작, 폴란드·포르투갈 무장군에 제공되는 전장용 'ISR 셀(Cell) 시스템' 등은 아이스아이 영상을 전술 지휘통제체계와 바로 연동해 수십 분 단위로 위성 정보를 쏟아 넣는 구조를 가능케 했다. ​노키아가 '지상 통신망'을 장악했다면, 아이스아이는 '우주 정보망'을 구축한 셈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폴 욘손 스웨덴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11 gomsi@newspim.com

◆녹록지 않은 유럽 시장의 현실 = 한국과 스칸디나비아 3국의 방산 협력은 '플랫폼 강국 한국'과 '틈새 기술 강국 북구'가 상호 보완하는 구조로 진전되고 있다. 한국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무 다연장로켓 등 육·해·공 전영역의 완성형 플랫폼과 대량 생산 능력을 앞세우고 있고,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는 그리펜·CV90·아처·NSM/JSM·파트리아 8×8·ICEYE 위성 등 첨단 분야의 기술로 강점을 보인다. 이 조합을 통해 '한국 플랫폼+북구 기술' 방식의 합작 패키지가 나토 표준형 무기체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남모 탄약·콩스버그 원격무장·ICEYE 위성 연계 등 실질적 협력 사례도 있다.

하지만 유럽 시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 K9 VIDAR로 노르웨이 포병 시장을 열었지만, K2NO가 독일 레오파르트2에 밀리며 차기 전차 사업 수주에 실패했다.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스웨덴 방문을 통해 K2 세일즈를 재추진했으나, 스웨덴이 이미 독일 계열 전력 체계를 채택한 상황에서는 단기간에 판도를 바꾸기 어렵다는 평가가 국내외 방산업계에서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 4호기 비행 모습. [사진=KAI] 2025.12.11 gomsi@newspim.com

◆스웨덴과 '국산 스텔스기' KF-21 블록3 공동개발? = KF-21 블록3, 스웨덴과의 공동개발 없이는 '국산 스텔스 전투기'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레이다 반사 단면적(RCS)을 줄이는 형상 최적화와 레이다 흡수 소재(RAM), 신세대 센서 융합, 장거리 공대공 및 정밀유도무장 통합까지 요구되는 블록3는 사실상 5세대급 성능으로 향하는 '도약 단계'다. 하지만 개발비만 수조 원대에 달하고, 항전·전자전 체계의 리스크 분담이 불가피해지면서, 한국 단독 개발 체제로는 시간·비용·기술 면 모두 부담이 폭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동개발 파트너국으로 가장 현실성 있게 거론되는 곳이 스웨덴이다. 사브는 비겐(Viggen)과 JAS39 그리펜(Gripen)으로 이어지는 독자 전투기 계보를 지켜온 유럽 내 몇 안 되는 기술 자립국이다. AESA 레이다, 전자전(EW), 데이터링크, 무장 통합 기술을 자국 주도로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 ITAR(국제무기거래규정) 구속이 느슨한 '비(非)나토+서방 기술 양립 모델'을 가지고 있어, 한국이 KF-21 블록3에서 가장 취약한 전자전·네트워크 전투 능력 분야에서 협력할 경우, 완전한 '한·스텔스 독자체계' 구축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방산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자국 전투기를 갖고 있지 않고, 미국·나토 체계에 이미 깊게 편입돼 있어 한국과의 공동 플랫폼 개발 여지가 제한적인 반면, 스웨덴은 독자 전투기 노선과 자주적인 수출 정책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진짜 파트너'가 될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것이다.

자금·시장 측면에서도 논리가 선다. 스웨덴은 인구와 국방 예산 규모가 작지만, 항공·전자·센서·미사일 분야에서 축적한 고급 기술과 그리펜 운용국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한국은 KF-21 블록1·2 개발 경험, 대규모 양산·정비 체계, 한국 공군·인도네시아·폴란드·UAE 등 잠재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다. 만일 양국이 공동 브랜드로 '스텔스 경량 다목적기'를 내놓을 경우, 중동(UAE·사우디)이나 인도네시아를 단독 파트너로 붙잡는 것보다 재정·기술·정치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스웨덴은 미국 F-35 프로그램의 '하청'이 아니라, 그리펜이라는 '독자급 플랫폼'을 가진 '동급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KF-21에 단순 기술 이전 대상이 아니라 공동 설계·공동 의사결정 상대가 될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전투기 기술·시장·운용 경험이 있는 북유럽 파트너와 '양방향 협력'을 구축함으로써, 향후 차세대 전투기·무인기·장거리 미사일까지 아우르는 장기 항공전력 생태계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노르웨이·핀란드보다 스웨덴을 북구의 방산협력 파트너로 전면에 세울 절호의 타이밍이라는 지적이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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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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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시작되면 한·미 관계 좋아질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미 간 최대 갈등 요소인 한국의 대미 투자 첫 사업이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진 한·미 관계가 대미 투자 발표로 진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1호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유력하다. 미국이 당초 198억 달러였던 사업비를 250억 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해 이 부분에 대한 막판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뉴스핌] 김예원 기자 =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8.20 yeawon2@newspim.com ◆대미 투자, 한·미 갈등의 시발점 대미 투자 지연은 한·미 관계의 발목을 잡은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대미 투자를 독촉했지만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을 내세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은 일본의 발빠른 투자 이행과 비교되면서 미국의 강한 불만을 초래했다. 미국과 5500억 달러 투자 합의를 한 일본은 올해 2월에 360억 달러 규모의 1차 프로젝트와 3월 730억 달러 규모의 2차 프로젝트를 확정한 데 이어 현재 3차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더욱이 11월 중간선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투자 유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어서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매우 크다. 미국은 한국이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한·미 정상합의의 일부분인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및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협상이 중단됐고 쿠팡 문제,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른 미국 기업 차별 주장이 이어졌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추가 투자와 함께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대미 투자 지연에 따른 압박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북한과 조건없는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한국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강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정상이 합의한 관세 협상은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세 인하만을 교환한 것이 아니라, 한·미 동맹의 안정성과 안전 보장 등이 포함된 패키지 형식의 합의여서 대미 투자가 안되면 외교 안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시간에 쫓기는 한국 한·미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대미 투자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면 한·미는 산적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로 예상되는 대미 투자 발표 전후로 곧장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 장관은 대미 투자가 시작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 재개를 비롯해 전시작전권 전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정부의 입장 등을 미국 측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이 대미 투자 발표와 동시에 미국을 방문하려는 이유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한·미 관계를 조속히 정상으로 되돌려 놓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의 불편한 한·미 관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본격 추진한다면 한국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합의를 하는 이른바 '한국 패싱'이다.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간 치밀한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한·미 관계가 이어진다면 한국이 북·미 대화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말대로 '연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한국으로서는 시간이 별로 없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5.10.29 ◆한·미 관계 완전 회복엔 역부족 대미 투자가 시작되면 한·미 관계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환영하고 중요한 성과로 포장하는 정치적 레토릭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일정 논의도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한·미 갈등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너무 늦은데다 규모도 미국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탓이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한국의 투자를 환영면서도 내심으로는 불만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한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대미 투자가 신속히 진행됐더라면 한·미 관계 냉각이나 미국의 각종 압박을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미 투자 시작으로 한국을 향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의 강도가 다소 누그러질 수는 있겠지만 호르무즈 파병이나 추가 투자 요구를 거둬들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트럼프 시대'가 이어지는 동안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경제와 안보를 한데 묶어 상대국을 압박하는 협상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경제·산업 부처와 안보 관련 부처가 따로따로 영역을 나눠 미국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인 전략 조율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대미 관계에서 관세와 투자, 첨단 기술, 공급망, 안보를 총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통합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opento@newspim.com 2026-09-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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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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