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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트럼프 파고 넘은 이머징 증시, 닻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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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인도 니프티, 올해 부진 딛고 내년 반등" 한 목소리
베트남 VN지수도 '우상향' 전망...최대 2000P까지 오를 수도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올해 글로벌 금융 시장은 전례 없는 정책 불확실성과 변동성 속에서 요동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 돌발적인 무역 정책,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 등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크게 훼손했다.

특히 대표적인 신흥국인 인도와 베트남은 트럼프 행정부가 휘두르는 관세 칼날에 속수무책이었다. 높은 관세가 확정될 경우 인도와 베트남 모두 경제 성장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들 나라와 미국 간의 무역 협상 상황에 주목했다.

베트남은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미국과 합의를 타결하며 관세율을 기존의 46%에서 20%로 낮췄고, 인도는 아직 미국과 협상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주의 및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인해 글로벌 자금의 방향타가 미국에 맞춰지며 인도와 베트남 증시는 외국인 자금 유출을 겪고 있지만,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는 점이 인도와 베트남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고 있다.

◆ 美 관세에 발목 잡힌 인도 증시, 30년 만에 최악의 해 보내

인도 증시에 있어 올해는 3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해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30일자 기사에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인도 지수가 올해 들어 8.2% 상승했다"며 이는 광범위한 신흥시장 벤치마크 지수를 1993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회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직전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하는 데 그치며 성장세 둔화 우려가 제기된 데 더해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인도 증시 하락을 압박했다. 특히 미국이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과한 뒤 10월 무역 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된 가운데서도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 움직임이 강화됐다.

로이터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현재까지 약 180억 달러(약 26조 4564억 원) 규모의 인도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전망과 달리 지난달까지도 미국과의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못하자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FPI)는 이달 첫 3거래일 동안 지난달 두 배 규모의 인도 주식을 팔아치웠다.

다만, 내년 인도 증시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낙관적이다. 급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겠으나 인도 정부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이 효과에 힘입어 기업 실적이 더욱 개선됨에 따라 증시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면 최근 달러당 90루피까지 급락한 루피 약세가 진정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증시의 상승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상당하다.

[그래픽=구글 캡처] 인도 증시 니프티50 지수 최근 1년 추이

◆ 글로벌 기관, "2026년 니프티 오른다" 한 목소리

글로벌 기관과 전문가들은 인도 증시의 내년 반등을 점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주식 분석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인도 증시는 2026년 중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노무라는 니프티의 내년 목표가를 2만 9300포인트로 제시했다. 9일 종가(2만 5839.65포인트) 대비 약 13%의 상승 공간이 있다는 의미로, 지정학적 상황 완화·견조한 거시경제 지표·경기 순환적 회복세가 영향을 미치고, 지난해 9월 최고가 기록 뒤 14개월 동안 이어진 조정 속에 인도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인 수준을 되찾으면서 반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노무라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글로벌 인공지능(AI) 거래 열기가 완화되고 위험 선호 심리가 유지된다면 점진적인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11월자 보고서에서 인도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의 '중립'에서 '오버웨이트'로 상향 조정했다. 인도 중앙은행(RBI)의 금리 인하 및 유동성 공급, 은행 규제 완화와 인도 정부의 상품 및 서비스세(GST) 인하 등 성장 지원 정책과 기업 수익 모멘텀 강화를 이유로 들어 벤치마크인 니프티50 지수가 내년 연말까지 2만 9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도 골드만삭스와 비슷한 논리를 펼쳤다. 모간스탠리 전무이사인 리다함 데사이는 "10월 은행 신용 조사 결과, 정부의 세제 개편에 힘입어 소비자 신용(주택담보대출 제외) 비율이 7%에서 17%로 급격히 늘어났다"며 "2026년에는 명목 성장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며 강력한 수익 회복세를 견인하고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데사이는 "특히 인도의 밸류에이션은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고, 글로벌 AI 관련 기술주들의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며 "이 모든 요인들을 고려할 때 2026년은 인도 증시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증권(BofA)도 니프티50 지수가 내년 12월까지 2만 9000포인트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며, 내년의 상승은 밸류에이션이 아닌 경제 성장에 따른 실적이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거시 경제 호조, 통화정책 완화, 실적 사이클 강화에 힘입어 센섹스 지수가 내년에 강세 시나리오에서 10만 7000포인트,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9만 5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 [사진=블룸버그]

◆ 강력한 경제 성장·시장 지위 격상이 外人 끌어당긴다...2000P 넘보는 VN지수

베트남 증시는 올해 강한 상승장을 연출했다. 벤치마크 지수인 VN지수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37% 급등하며 사상 최고 수준인 1740포인트를 돌파했다.

베트남 증시의 상승은 주로 베트남 국내 개인 투자자 및 기관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에 기인한 것으로, 외국인은 대규모 순매도 속에 간헐적으로 순매수를 보였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외국인은 약 50억 달러(약 7조 3775억 원)어치의 베트남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0억 달러 순매도에 이어 2년째 대규모 자금 유출이다.

다만 연말에 접어들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약화하고 있다. 비엣 스톡에 따르면, 11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호찌민 거래소에서 약 49조 동(약 2조 7489억 원) 규모를 매수하고 약 56조 2000억 동 규모를 매도하여 10월 대비 매도 규모를 축소했다.

내년 상황에 대해서는 강력한 국내 자금 유입에 더해 외국인 자금 또한 매수로 전환하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강력한 경제 성장이 매력적이다. 베트남 정부가 내년 실질 GDP 성장률 목표를 10%로 확정하는 등 성장 드라이브를 걸면서 통화 정책 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9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러셀(FTSE 러셀)의 이머징 마켓에의 정식 편입은 장기 호재가 될 수 있다. FTSE 러셀은 10월 정기 분류에서 베트남 증시를 기존의 프런티어 마켓에서 이머징 마켓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내년 3월 시장 등급 격상을 위한 중간 평가를 거쳐야 하지만, 이머징 마켓으로 올라설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약 60억 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고, HSBC는 액티브펀드와 패시브펀드에서 각각 34억 달러, 104억 달러가 베트남 증시로 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단기적으로 약 50억 달러가 베트남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며 "베트남이 강력한 개혁 모멘텀과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한다면 2030년까지 약 250억 달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지위 격상은 기업공개(IPO) 열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베트남 플러스는 향후 3년 동안 약 475억 달러 규모의 IPO가 소비재, 금융 서비스, 호텔, 엔터테인먼트, 기술 및 정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것이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 펀드를 유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 플러스는 이어 시장 지위 격상·대형 기업들의 IPO·외국 자본 유입 등에 힘입어 VN지수가 내년 1800포인트까지 오른 뒤 중장기적으로는 2000포인트를 목표로 할 수 있다는 전문가 전망을 전했다.

베트남 투자 컨설팅 기업 FIDT의 창립자 후인 민 투안은 "글로벌 자금은 지난 3년간 주로 미국·중국·일본 등 대형 시장으로 유입되고 (베트남에서는) 순매도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상장 기업 수 및 품질의 구조적 변화가 외국인 자본을 베트남으로 다시 끌어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안은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20% 늘어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17~18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VN지수의) 1800포인트 수준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며 "만약 긍정적 조건이 지속된다면 내년 2000포인트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사진=바이두(百度)] 하노이거래소

◆ 은행, 베트남 경제 성장의 '선봉'이자 '수혜 산업'

내년 베트남 증시 상승을 주도할 섹터로는 은행이 꼽힌다. 금융 지원으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면서 경제 성장의 수혜를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9월 결의안 273호를 발표함으로써 국영 4대 은행의 신속한 자본 확충을 주문했다. 2030년까지 연평균 10% 이상의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국영은행의 금융 지원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비엣콤뱅크(Vietcombank, 베트남 외환은행)와 비엣틴뱅크(VietinBank, 베트남 산업무역은행), 베트남 투자개발은행(Bank for Investment and Development of Vietnam), 베트남 농업농촌개발은행(Vietnam Bank for Agriculture and Rural Development) 모두 대규모 자본 조달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엣 스톡은 "신용공급 한도(credit room) 완화 가능성과 공공투자 및 적극적인 인프라 건설이 최근 거시경제 정책의 중요한 변화"라며 "이 두 가지 요인은 은행 산업에 매우 큰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신용공급 한도 완화는 은행들의 대출 여력을 키워 은행 수익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공공투자 및 인프라 확충은 경제 전반의 수요를 증가시켜 은행 대출 수요를 촉진한다. 이로 인해 은행 산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시장 관점에서 봤을 때도 은행주의 잠재력이 돋보인다. 유동성과 시장 규모 면에서 글로벌 자금의 주요 목적지가 될 것이라고 비엣 스톡은 지적했다.

특히 베트남 증시가 이머징 마켓으로 격상될 경우 유입될 대규모의 외국인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은행주에 몰릴 것으로 매체는 예상했다. 글로벌 펀드의 패시브 및 액티브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기 시작하면, 유동성과 규모 기준을 충족하는 주식이 대규모 자본 흐름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목적지로서 우선 투자 대상이 된다며, 베트남 증시에서는 은행주가 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엣 스톡에 따르면, FTSE 러셀의 글로벌 올캡 바스켓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28개 종목에 은행주 4개가 포함됐다. 각각 비엣콤뱅크(VCB)와 사이공 트엉 띤 은행(Saigon Thuong Tin Commercial Joint Stock Bank, STB), 사이공 하노이 상업합동주식은행(Saigon-Hanoi Commercial Joint Stock Bank, SHB), 베트남 수출입은행(Vietnam Export Import Commercial Joint Stock Bank, EIB)이다.

[그래픽=msn 캡처] 베트남 증시 호찌민 VN지수 최근 1년 추이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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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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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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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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