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고마웠다... 난 매년 나이와 싸우고 있어"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지명타자 최형우는 9년 만에 다시 돌아온 삼성 유니폼을 입고 무대 위에 섰다. 41세 11개월 24일.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골든글러브 수상자라는 사실보다 그 순간 그의 목소리를 흔든 것은 오래 함께했던 KIA 선수들의 이름이었다. "(양)현종이, (고)종욱이, (김)선빈이, (김)태군이, (나)성범이…."
최형우는 9일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 유효표 316표 중 309표(97.8%). 나이는 기록을 만들었고 득표율은 이번 시상식의 가장 높은 수치로 남았다. 그는 "너희들 모두 다 내게 고맙다고 했는데...아니야, 내가 그동안 더 고마웠어"라고 말하며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웃으며 만날 날이 올 거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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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 최형우. [사진=KBO] |
KIA에서 보낸 8시즌은 그에게 가장 뜨겁고 길었던 시간이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에서 성장한 그는 2017년 KIA로 팀을 옮기며 커리어의 후반을 열었다. 그리고 지난 3일, FA 계약(2년·총액 26억 원)을 통해 다시 삼성으로 복귀했다. 계약 도장 앞에서 2시간을 울었다는 고백처럼 의 이유보다 떠나는 자리에 남아 있는 감정이 더 길었다.
시상식 후 만난 그는 "지금 느낌은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 어렵다"며 "난 매년 나이라는 단어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삼성 팬이 나이 먹고 돌아왔다고 걱정하시는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몸 관리 잘해서 좋은 성적 내겠다"고 했다.
'오래 버티는 이유'에 대한 질문엔 "매일 경기가 끝나면 경기 성적과 기록은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한다. 매일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기에 버틸 수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앞으로 몇 살까지 골든글러브를 받고 싶냐고 묻자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