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더현대 광주' 착공식 진행...더현대 서울 대비 1.4배
16개 점포 중 10곳 수도권 집중…광주·부산·경산으로 외연 확장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광주' 착공을 기점으로 호남 상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 1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 DNA를 지방으로 이식하는 전략의 중심축으로, 단일 프로젝트 기준 역대 최대 투자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신중한 경영 스타일로 알려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본격적인 대규모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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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
◆'더현대 서울'보다 1.4배…광주 복합몰 1호점 선점
현대백화점은 20일 광주 북구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서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2022년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이후 3년여 만에 첫삽을 뜬 것이다. 통상적인 행정 절차 기간보다 8개월가량 단축한 11개월 만에 주요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 5월 복합쇼핑몰 부지와 주상복합시설 부지 철거를 모두 마친 만큼 실제 착공은 다음 달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공은 중흥토건·현대건설·우미건설 컨소시엄이 맡았다.
더현대 광주의 규모는 연면적 27만2955㎡(8만2569평)로 호남권 최대 수준이다. 영업면적은 10만890㎡(3만2900여평)로,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연면적 19만5000㎡)'보다 1.4배 크다. 현대백화점은 2027년 말 준공, 2028년 상반기 정식 개점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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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신세계백화점까지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을 밝히며 광주가 유통 격전지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번 더현대 광주 착공으로 현대백화점이 '광주 복합쇼핑몰 1호 타이틀'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광주 첫 복합몰이라는 상징성을 부여받게 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더현대 광주에 2898억원을 이미 투자했다. 지난해 두 차례 출자(각 300억원)에 이어 올해 유상증자(2500억원)로 '더현대 광주' 법인 지분 100%를 확보하며 독점적 경영체계를 갖췄다. 더현대 광주의 총 투자금은 1조2000억원이다. 단일 개발 프로젝트로는 판교점(약 8000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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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현대 광주 조감도 [사진=현대백화점] |
◆'더현대 2.0' 전략, 광주서 통할까
더현대 광주의 핵심은 '더현대 서울'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이식한 체험형 공간 전략이다. 쇼핑·문화·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복합문화몰로 조성되며,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를 '광주의 새로운 도심 중심축'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최대 면적으로 조성되는 럭셔리 명품 전문관과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MZ 그라운드', 지역 미식 콘텐츠를 집약한 '테이스티 광주'가 전략적인 핵심 공간으로 조성된다. 60m 중앙보이드, 실내 식물원, 플로팅 가든, 전시 공연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 등은 세계적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설계 경쟁력에 기반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연면적은 더현대 서울보다 약 50% 넓다"며 "대한민국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트렌디하면서도 차별화된 명품 전문관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압도적인 규모와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바탕으로 국내 관광객은 물론,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동남아 등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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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외부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
◆백화점 저성장 시대...지방 확장으로 출구전략
현대백화점은 그간 수도권 중심 출점 전략을 유지해 왔다. 현재 16개 점포 중 10곳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0.5%에 그쳤다.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지방 핵심 도시로의 확장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평가다.
외형 성장 정체 돌파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부산·광주·경산·청주 등 지방 거점 도시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더현대 광주를 비롯해 2027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하는 '더현대 부산', 경산 프리미엄 아울렛(가칭), 커넥트현대 청주점 등 신규 출점에만 2조2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 '더현대-아울렛-커넥트현대' 유통 삼각체계를 완성해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만으로는 고객을 유입시키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서울 성공 이후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더현대 모델을 앞세워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더현대 서울은 2023년 12월 당시 오픈 2년 9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돌파다. 더현대 서울은 단순 쇼핑 공간에 머물던 백화점에 대한 인식을 깨고 파격적으로 공간을 재구성해 MZ세대의 놀이터로 자리 잡았다. 더현대 서울은 전체 영업면적(8만9100㎡)의 절반을 실내 조경이나 고객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천정 설계 등 기존에 없던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공간을 구현했다. 이에 휴식을 즐기며 오래 머물고 싶은 몰링형 수요가 집중됐다는 평가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