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강력한 분기 실적은 전체 시장 분위기를 당장 바꾸지는 못했다. 예상보다 강력한 일자리 증가로 12월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적어진 것도 시장 분위기를 계속 가라앉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6.51포인트(0.84%) 내린 4만5752.26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3.40포인트(1.56%) 하락한 6538.76으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86.18포인트(2.15%) 밀린 2만2078.05에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긍정적 효과는 이날 시장 분위기를 오래 지배하지 못했다. 오전 장중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전환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8만7000달러 선을 밑돌며 계속해서 위험자산이 약세를 보인 점도 주식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줬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전략가는 "비트코인은 투기의 대리 지표처럼 돼버려서 나만 이걸 신호로 사용하는 건 아닐 것"이라며 "좋든 나쁘든, 나는 결국 맞았다는 게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시스템 트레이더로 일해온 내 입장에서는 알고리즘들이 주식과 비트코인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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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권거래소(NYSE) 스크린.[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11.21 mj72284@newspim.com |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AI 과잉 투자와 수익화에 대한 의문을 전부 해소하지는 못해 최근 약해진 투자 심리가 지속하고 있다고 본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날 주식시장이 상승 전환에 실패한 것이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르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로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의 실적 강도와 최근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을 감안하면 오늘 시장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며 "엔비디아의 실적은 분명 그런 두려움 중 상당수를 없애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어느 정도 방어적인 매매 흐름 속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적어진 점도 위험자산 심리에 부정적이었다. 개장 전 발표된 9월 고용 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11만9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경제 전문가 기대치 5만 건을 2배 이상 웃돈 결과다. 다만 실업률은 4.4%로 지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분열한 연준 위원들의 시각과 이날 고용 지표는 연준이 내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를 추가로 낮췄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12월 0.25%포인트(%p)의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40% 미만으로 반영했다.
KKM 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는 "엔비디아에 대한 과열된 분위기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식어가고 있다"며 "시장은 12월 인하를 예상했지만,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1.11% 오른 필수 소비업을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기술업은 2.66% 밀렸고 재량 소비 업종은 1.73% 하락했다.
특징주를 보면 엔비디아는 호실적에도 2.97% 하락 마감했다. 브로드컴과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각각 2.14%, 7.84% 밀렸다.
반면 월마트는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 가이던스 상향 조정 호재로 6.46% 급등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0.86% 오른 26.2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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