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토요타자동차가 향후 5년 동안 미국에 최대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28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토요타가 미국에 1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을 때, 토요타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불과 2주 만에 트럼프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새 배터리 공장의 본격 가동을 시작하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이번 자금이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투자처나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기존 공장의 설비 확충과 하이브리드차(HV) 등 전동차 생산 능력 강화가 핵심으로, 복수의 공장 투자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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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자동차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내 생산 확대"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일본은 미국에 자동차를 너무 많이 수출한다"며 토요타를 직접 비판했고, 해외에서 수입된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인상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트럼프는 지난달 방일 때 "토요타가 미국 내 자동차 공장 건설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시 토요타는 "구체적인 약속은 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예고가 그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번 100억달러 투자 발표는 토요타의 미국 내 첫 배터리 공장이 본격 가동된 것과 시기를 맞췄다. 새 공장은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보로 교외에 위치하며, 총 투자액은 약 139억달러로 토요타 역사상 최대 규모다.
토요타는 5100명을 새로 고용하고, 연간 30기가와트시(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우선 하이브리드차용 배터리를 생산한 뒤, 2026년부터는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V)용 배터리 생산도 시작한다.
토요타 북미법인의 오가와 데쓰오 사장은 "이번 배터리 공장 가동과 향후 5년간의 대규모 투자는 토요타 역사에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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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일미군 상대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25년 1~10월 미국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207만대였으며, 렉서스를 포함해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EV) 구매세액 공제를 폐지하면서 EV 수요가 둔화되고 있어,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전략에는 순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토요타의 북미 사업은 아직 고전 중이다.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비용이 급증하면서 올해 상반기(4~9월) 영업손익은 1341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지만, 토요타는 이번 투자 결정이 "관세 대응 목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