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빈 구조적 한계 극복해 자연효소보다 정밀·안정적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화학과 백윤정 교수 연구팀이 기초과학연구원(IBS)과 공동연구를 통해 비타민B2의 핵심 성분인 플라빈에 금속을 결합한 새로운 인공효소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비타민B2(리보플라빈)는 체내에서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보조효소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플라빈의 전자 전달 기능에 금속의 반응 조절 능력을 결합해 자연 효소보다 더 정밀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인공효소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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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무기화학지 표지논문 선정사진 [사진=한국과학기술원] 2025.11.11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인공효소 기술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 오염물질 저감, 생체 반응 모방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아 미래 핵심 기술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플라빈은 질소와 산소가 복잡하게 얽힌 고리 구조를 가져 금속이 선택적으로 결합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금속과 결합한 플라빈'을 구현하지 못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플라빈 내에서 금속이 결합할 수 있는 자리를 분자 수준에서 설계했다. 금속을 붙잡는 리간드 구조를 정밀하게 배치하는 금속화학적 접근법을 적용해 금속 주변의 전자적·공간적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제어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플라빈-금속 결합체의 안정적 합성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플라빈이 지닌 고유한 특성과 금속의 반응성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 결합시킨 최초의 사례로, 화학 반응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금속 기반 인공효소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백윤정 교수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플라빈의 한계를 넘어 생체 분자를 금속화학의 새로운 구성 요소로 확장했다"며 "이번 연구는 생체 분자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촉매와 에너지 전환 소재 설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무기화학지(Inorganic Chemistry)'에 11월 5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또한 ACS가 발행하는 90여 종 저널에서 하루 한편의 대표 논문을 선정하는 'ACS Editors' Choice'에 선정돼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KAIST 화학과 니투 싱 박사와 임하늘 석박사통합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