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의 70년 역사로 파헤친 달러의 미래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케네스 로고프 신작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달러는 과연 영원한 안전 자산일까? 각종 암호화폐의 부상, 달러 블록에서 독립하려는 중국의 발전, 미국의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정치적 불안정까지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울리는 시대다. '그래도 달러'라는 믿음과 '이번엔 다르다'라는 의심 사이에서 흔들리는 시대적 불안에 답하기 위해 경제 석학 케네스 로고프가 나섰다. 세계 금융의 흐름을 읽는 탁월한 능력으로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와 유럽 부채위기, 2015년 중국발 금융 위기 역시 수년 전부터 예측하고 경고한 바 있는 그가 새 책 '달러 이후의 질서'(윌북)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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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케네스 로고프 '달러 이후의 질서' 표지. [사진 = 윌북] 2025.11.05 oks34@newspim.com |
지난 70년에 걸쳐 달러가 지배적 통화로 우뚝 올라선 경위를 탐색하고, 달러의 영향력 아래에 놓인 국가들의 현황을 살피며, 앞으로 달러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전망한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이기도 한 저자는 다양한 데이터와 치밀한 분석, 각국의 정상 및 경제 전문가와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질문의 답을 찾아 나간다. 달러는 어떻게 최고의 통화가 되었는가? 소련의 루블화, 일본의 엔화, 유럽의 유로화 같은 과거의 도전자들은 왜 결국 실패했는가?
현재의 도전자 중국은 어떤 상황인가? 암호화폐는 달러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물론 달러의 지배력이 아직은 유효하다. 여전히 전 세계 모든 외환 거래의 90퍼센트에서 한쪽 통화는 달러이고, 석유 거래 시 달러로 가격이 표시되는 비중은 80퍼센트에 이른다. 그러나 저자는 마냥 낙관할 수 없는 현실을 예리하게 짚는다.
저자는 IMF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각국의 경제 정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내부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서술한다. 2002년 중국에서 거리를 점령했던 900만 대의 자전거가 이후 2016년 500만 대의 자동차로 바뀐 모습을 목격하며 중국의 발전을 실감했던 사연, 한때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던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하기 직전 설립자인 새뮤얼 뱅크먼-프리드를 만났던 이야기를 풀어내는 등으로, 자칫 건조하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한다.
번역가 노승영이 정확하고도 매끄럽게 번역해 낸 '달러 이후의 질서'는 통화 패권을 둘러싼 국제 질서와 현대 경제의 흐름을 낱낱이 파악하기에 가장 좋은 책이다. 값 29,800원. oks3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