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관련 오해 정면 반박
골드만 "19% 더 뛴다"
애플-MS보다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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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AI 칩으로 시가총액 5조달러 벽을 넘은 엔비디아(NVDA)가 양자 컴퓨팅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서자 업계 전문가들은 다소 늦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크레이그 할룸의 투자 분석가 리처드 섀넌은 미국 주간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엔비디아가 양자 컴퓨팅과 관련한 결과물을 내놓지 않은 게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사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양자 관련 발언이 연초 이후 크게 달라졌다. 연초만 해도 그는 쓸만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려면 앞으로 15~20년 더 걸린다고 주장했고, 당시 발언은 뉴욕증시의 양자 컴퓨터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지난 6월 그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진단을 내렸고, 향후 몇 년 안에 흥미로운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10월 엔비디아는 NVQLink를 공개하며 양자 컴퓨팅 시장의 인프라 표준을 장악하려는 '발톱'을 드러냈다.
엔비디아는 AI 알고리즘 실행에 특화된 GPU를 설계하고 이 칩들이 서로 통신할 수 있게 하는 CUDA를 개발하며, 이 같은 요소를 냉장고 크기의 슈퍼컴퓨터로 만들어 데이터센터에 공급한다.
양자 컴퓨터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 엔비디아가 다른 빅테크나 스타트업과 함께 그 중심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타임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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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VQLink의 원리 [자료=업체 제공] |
양자 기술 연구자들은 양자 컴퓨터가 양자 역학 시스템 자체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고, 이는 신약과 신소재, 새로운 화학 공정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가령, 양자 컴퓨팅 기술을 이용해 전세계 에너지 소비의 2%를 차지하는 암모니아 생산을 더 친환경적으로 만들 해법을 제공할 수 있고, 사이퀀텀은 메르세데스-벤츠와 전기차 배터리 전해질을 시뮬레이션하며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진행중이고,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는 신약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탐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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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 주가 장기 추이 [자료=블룸버그] |
사이퀀텀은 호주와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칩을 냉각할 장비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밝혔고, 2027년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 가동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는 2021년 예상했던 시기보다 2년 미뤄진 수치다.
NVQLink를 내놓기 전까지 엔비디아는 양자 컴퓨팅만 빼고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리처드 섀넌은 "엔비디아가 최근 양자 관련 스타트업 투자로 어떤 플랫폼이 대규모화에 유리한가를 미리 알 수 있게 됐다"며 "시간만 충분하게 주어지면 엔비디아가 이들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의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미국 금융 매체 배런스는 기존의 컴퓨터와 양자 컴퓨터를 결합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컴퓨팅'을 양자 컴퓨팅의 미래로 제시한 젠슨 황의 의견이 설득력 있다고 평가했다.
흔한 오해 중 하나로, 과학자들이 양자 우위를 추구하면서 양자 컴퓨터가 기존의 전통적인 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인데 관련 업계에서 그 가능성을 낮게 보는 상황이고, 리게티 컴퓨팅을 포함한 스타트업들 역시 자신들의 기계를 전통적인 컴퓨터와 통합해 소위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젠슨 황이 양자 컴퓨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기 앞서 IBM(IBM)은 AMD(AMD)와 함께 하이브리드 컴퓨팅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관련 실험에서 연구진은 IBM의 양자 하드웨어에서 연산을 실행하고 AMD의 고전 하드웨어를 활용해 그 결과를 해석했다. 이는 일반적이고 비교적 저렴한 기존의 연산 엔진이 양자 오류 보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업체는 말한다.
양자 기술과 기존의 컴퓨팅 기술의 공생에 기반한 엔비디아의 NVQLink와 젠슨 황의 청사진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명백하게 양자 분야의 초기 리더가 되기 위해 팔을 걷었고, 낙관론자들은 오류 수정 문제가 해결되면 양자 기술이 헬스케어와 금융 등 전 산업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양자 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한다면 컴퓨팅 생태계가 제도적으로 바뀌고, 엔비디아의 우위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고전 GPU와 CPU가 더 뛰어난 QPU로 대체되면 엔비디아는 생존을 위해 비즈니스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할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배런스는 전했다. 엔비디아가 양자 기술의 초기 수용자인 동시에 공개적 지지자로 자리매김, AI 칩에 이어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포석을 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5조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한 뒤 일보 후퇴, 10월31일(현지시각) 202.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시가총액 5조달러가 정점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는 10월31일자 보고서를 내고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240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최근 종가 대비 약 19%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골드만 삭스는 업체의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 매출 전망을 13% 높여 잡고, 2026년 차세대 AI 칩 루빈(Rubin)의 본격적인 출하에 따라 또 한 차례 성장 모멘텀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026~2028년 매출액과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연간 12%씩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6조달러를 향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번스타인은 보고서를 내고 "엔비디아의 2027 회계연도 매출액이 3000억달러를 상회, 기존의 월가 예상치인 2580억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시장의 잠재적인 기회를 감안하면 실제 매출액이 더욱 강력하게 '서프라이즈'를 연출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TD 코웬도 보고서를 내고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이라며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과 주가에 대해 강세론을 제시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주가는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33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엔비디아의 매출액이 앞으로 12개월 사이 50% 늘어나는 시나리오를 점친다.
애플(AAPL)과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매출액 성장 전망치가 각각 6%와 15%에 그치는데 33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엔비디아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의미라고 배런스는 전했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