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 파워 주가 8거래일간 51.39% 상승
금리 인하와 숏스퀴즈가 상승 배경으로 지목돼
수소 산업 호조와 옵션 시장서도 긍정적 신호
이 기사는 9월 22일 오후 4시50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수소 에너지 업계의 대표주자 플러그 파워(종목코드: PLUG)가 최근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부터 19일까지 8거래일 연속 오르며 51.39%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17일에는 전일 종가 1.68달러에서 19.05% 급등한 2.00달러에 거래를 마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놀라운 상승세 뒤에는 명확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도, 새로운 실적 발표도, 획기적인 파트너십 체결도 없었기 때문이다. 월가의 평균 목표주가 역시 여전히 2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번 급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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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 파워 로고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 숏스퀴즈와 금리 인하가 만든 상승세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의 배경으로 두 가지 기술적 요인을 지목한다. 첫 번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다. 17일 연준이 단기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목표 범위를 4.00~4.25%로 조정한 직후 플러그 파워 주가는 19% 급등했다.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플러그 파워에게 대출 비용 하락은 생존을 위한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금리 인하만으로 8거래일간 50% 넘는 상승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더 중요한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바로 숏스퀴즈다. 팩트셋에 따르면 플러그 파워의 거래 가능한 주식 중 약 40%가 공매도 상태에 있다. 이는 S&P 500 종목의 평균 공매도 비율 3%와 비교하면 1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공매도 비율이 이처럼 높을 경우, 주가 상승 자체가 추가적인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또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주가 하락에 베팅한 트레이더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재매입하게 되고, 이른바 숏스퀴즈가 발생하면서 주가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매수 세력이 유입되며 뉴스 없는 급등이라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 옵션 시장과 수소 산업 전반의 호조
주가 급등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요인들도 포착되고 있다. 플러그 파워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이는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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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우드바인에 위치한 플러그 파워의 액화 그린 수소 공장 [사진 = 블룸버그] |
수소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관심 증가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플러그 파워가 주요 구성 종목인 '글로벌 X 수소 상장지수펀드(ETF, HYDR)'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섹터 전체에 훈풍이 불고 있다.
여기에 물류 회사 유라인(Uline)과의 계약을 2030년까지 연장하고, 브라질 GH2 글로벌과 수소 연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의 사업 확장 소식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이 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전망도 수소 에너지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 2분기 실적, 성장과 개선의 신호탄
최근 발표된 2025년 2분기 실적은 플러그 파워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2분기 매출 1억 7400만 달러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 1억 5848만 달러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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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 파워 5대륙에 전해조 배치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전해조 사업의 폭발적 성장이다. 전해조 부문 매출은 약 4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 설비인 전해조 사업의 가파른 성장은 플러그 파워가 수소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다.
수익성 개선 신호도 뚜렷하다. 총 마진이 -31%로 전년 동기 -92%에서 대폭 개선됐으며, 순손실도 2억 2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억 6200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비록 여전히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서비스 비용 절감, 공급망 계약 최적화, 수소 가격 정책 개선 등을 통해 마진율을 크게 끌어올린 점은 고무적이다.
회사는 2025년 4분기까지 매출총이익률 중립(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운영 및 투자 활동에서의 순 현금 사용량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소하며 재무 건전성 강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 28년간 적자의 늪, 여전한 구조적 한계
하지만 플러그 파워의 근본적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가장 심각한 것은 28년간 단 한 번도 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997년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약속해왔지만, 흑자 전환은 요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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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 파워의 수소 연료 운송 탱크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현재 플러그 파워의 시가총액은 19일 종가 2.18달러 기준 25억 2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1999년 상장 이후 주가가 99% 이상 하락한 상태로 여전히 페니주에 가까운 수준이다. 2024년 매출은 6억 2881만 달러로 전년 대비 29.45% 감소하는 등 성장세마저 둔화되고 있다.
규모의 한계도 명확하다. 2025년 2분기 매출 1억 7400만 달러는 같은 기간 엑손모빌의 71억 달러, 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의 17억 달러와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에너지 거대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여전히 소규모 기업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 가격 경쟁력 부족이 발목 잡아
더 심각한 문제는 수소 연료의 가격 경쟁력이다. 현재 수소 연료는 태양광, 풍력, 천연가스, 디젤 등 기존 에너지원에 비해 비용이 높다. 최근 몇 년간 자본 비용 상승과 예상보다 낮은 수요로 인해 경쟁력은 더욱 약화됐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최근 2050년 수소 수요 전망을 기존 대비 10%포인트 하향 조정해 25%로 제시했다. 수소 경제에 대한 기대가 현실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항공 산업의 경우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고밀도 연료로서 수소의 잠재력은 인정받고 있다. 태양광, 풍력, 심지어 원자력도 제공하기 어려운 에너지 밀도를 수소가 화석 연료와 유사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화석 연료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항공 산업의 본격적인 수소 전환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②편에서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