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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제기하고 면책특권 뒤에 숨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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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지지층 업은 음모론 전파속도 빨라
진실 규명은 시간 걸려...도덕성 치명타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정치권에 음모론이 판을 치고 있다.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을 공격하기 위한 음모론은 대부분 근거가 없다. 공상 소설 같은 얘기다. 그런데도 음모론이 먹히는 이유는 여러 정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마치 사실인 양 잘 포장해서다. 

음모론은 특정 진영의 공격 수단으로 사용되는 만큼 전파 속도가 빠르다. 확산은 특정 진영의 강경 지지층 몫이다. 해명은 잘 먹히지 않는다. 진실 규명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 과정에서 공격당한 당사자나 세력의 피해는 막심하다. 이미지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는다. 음모론의 폐해가 심각한 이유다.

음모론 제기자는 의원인 경우가 많다. 처벌이 쉽지 않다. 국회 발언은 면책 특권이 적용돼서다. 의원들은 이런 면책 특권 뒤에 숨어서 의혹을 제기한다. 정치를 망치는 비겁한 행태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19 mironj19@newspim.com

대표적인 것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다. 이 의혹의 핵심은 한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2년 7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과 서울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현재 새만금개발청장인 김의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해 10월 국회에서 의혹을 제기해 엄청난 논란을 불렀다. 한 전 대표는 이를 전면 부인하며 10억 원대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민주당은 한동안 파상 공세를 펼쳤다. 통화 녹음 파일의 주인공인 첼리스트가 경찰 조사에서 '거짓'이라고 자백했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3년여 만에 의혹이 허위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는 13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 전 의원, 강진구 전 더탐사 대표 등을 상대로 한 1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모두 합쳐 8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김 전 의원의 의혹 제기도 국회 발언이라는 이유로 면책 특권이 적용됐다.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음모론도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와 만나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처리를 논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의혹은 지난 5월 10일 한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이 "익명의 녹취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의혹의 골자는 조 대법원장이 윤 전 대통령 파면 사흘 후인 지난 4월 7일 한 전 총리,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충식(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측근)씨 등과 오찬 회동을 갖고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선거법 상고심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대선전이 본격화되던 지난 5월 14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음 의혹을 제기했다. 그 당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다시 이를 거론하면서 의혹이 급속히 확산됐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민주당 측의 파상 공세와 맞물리면서다.  

부 의원은 "대법원장 스스로가 사법부의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을 넘어서 내란을 옹호하고, 한덕수에게 정권을 이양할 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지난 17일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회동 참석자로 지명된 다른 인사들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공세는 계속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2·3 비상계엄 때, 서부지법 폭동 때 그 무거웠던 조 대법원장의 입이 어제 가볍게 풀렸다. 본인 의혹에 대해서는 참으로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입을 열었다"며 "(조 대법원장이) 억울하면 특검에 당당하게 출석해서 수사받고 본인이 명백하다는 것을 밝혀주면 될 일이 아닌가"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근거로 제시한 제보 녹음이 AI(인공지능)로 만든 음성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국회의원들이 또 한 번 음모론 확성기 역할이나 하며 '청담동 첼리스트 시즌 2'를 찍고 있다"며 "유튜버가 AI 목소리로 만든 음성 파일에 흥분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음모론을 떠들어대며 사법부를 공격하는 꼴이 우스운 것을 넘어 기괴하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이번 대법원장 숙청 시도는 '청담동 술자리2'"라며 "극단적 친민주당 유튜버의 가짜뉴스를 민주당이 국회에서 터트리는 구조가 지난 청담동 술자리 공작 때와 똑같다"면서 "민주당은 그 망신을 당하고도 반성 안 하고 또 이런다. 이번엔 뭘 걸 건가. 또 비겁하게 도망갈 건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의혹을 제기한 의원들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서영교·부승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음모론이 다 틀린 건 아니다. 비상계엄론은 사실로 드러났다. 맨 처음 김민석 총리(당시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의혹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다. 말도 안되는 공상 소설이라는 반응이 주였다. 윤 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음모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계엄 준비설'은 지난해 8월 처음 제기됐다. 김 총리는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게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한 달 후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윤석열 정부가 계엄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의혹은 세 달 뒤 현실이 됐다.

음모론은 대체로 유튜브 등에서 의혹을 제기하면 이를 의원이 받아서 국회 발언을 통해 키우는 과정을 거쳤다. 음모론의 배후엔 강성 지지층이 자리하고 있다. 정치권이 이들을 의식해 가짜 뉴스의 확성기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궤도를 이탈한 정치권의 민낯이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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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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