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던 린치 USTR 남아시아 대표, 15일 인도 방문...16일 인도 측 대표와 회담
5차 협상 뒤 한 달 반 여 만의 회담으로 본격 협상 위한 '예비 회담'으로 평가
印 8월 대미 수출, 전달 대비 14% 급감...9월부터 영향 본격화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협상이 재개된다. 미국의 50% 관세 부과로 양국 관계가 악화하며 협상이 중단된 지 약 한 달 반 만이다.
15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스탠다드 등에 따르면, 브렌던 린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남아시아 대표는 이날 밤 인도 수도 뉴델리에 도착했다. 린치 대표는 16일 라제시 아그라왈 인도 상공부 차관 겸 협상 대표단과 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이번 회담은 향후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예비 회담'의 성격을 띤다고 현지 매체들은 분석했다.
아그라왈 차관은 "우리는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해 왔다"며 "미국 측 수석 협상 대표가 15일 밤 인도를 방문하면 16일 회담을 열어 향후 협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언론에 밝혔다.
그는 "단순한 협상은 아니지만 어떻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닐 바스왈 인도 상공부 장관은 "(인도와 미국 간) 외교적 차원과 무역 협상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며 "무역 측면에서는 미국 협상단이 논의를 위해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추가적인 조치가 논의될 예정이지만 전반적으로 양국 모두 무역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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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3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났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회담은 지난 7월 말 워싱턴 회담 이후 첫 번째 공식 회담이다. 당초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뉴델리에서 6차 무역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양국 간 긴장 고조로 불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초 인도에 대해 25%의 국가별 상호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27일부터는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25%의 추가 관세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문제 삼은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러시아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인도가 관세의 표적이 됐다.
상호 관세와 보복성 추가 관세까지 더해지며 미국의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50%까지 높아졌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중국 견제를 목표로 밀착해 왔던 미국과 인도 간 관계가 2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던 가운데, 양국 정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5일 "그(모디 총리)는 훌륭한 총리다. 항상 친구로 남을 것"이라며 "인도와 미국은 특별한 사이다.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양국 관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감정과 긍정적인 평가에 깊이 감사하고 전적으로 화답한다"며 "인도와 미국은 매우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포괄적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또한 같은 날 성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좋은 개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미국과 계속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인도와 미국이 우리 양국 간 무역 장벽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나는 나의 매우 좋은 친구인 모디 총리와 향후 수주 내로 대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는 위대한 우리 양국에 성공적인 결론을 맺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 역시 하루 뒤 X를 통해 "인도와 미국은 가까운 친구이자 자연스러운 파트너다. 나는 우리의 무역 협상이 인도·미국 파트너십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 팀은 이러한 논의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도 기대된다. 우리는 양국 국민 모두에게 더 밝고 번영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인도 무역부가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대미 수출은 7월 80억 1000만 달러(약 11조 554억원)에서 8월 68억 6000만 달러로 1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수출업체들은 미국의 50% 관세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9월부터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