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라는 이유로 해외 사업 애로 겪어"
3~4년 내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예고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명인제약의 상장을 승계와 연계하는 시각은 사실과 다릅니다."
이행명 명인제약 대표이사는 1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IPO 기업설명회에서 "대주주 지분이 충분한 상황에서 승계만을 생각했다면 굳이 상장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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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명 명인제약 대표이사 [사진=명인제약] |
명인제약은 잇몸병 치료제 '이가탄'과 변비 치료제 '메이킨'으로 잘 알려졌으며,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전통 중견 제약사다. 하지만 두 제품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15%에 불과하다.
명인제약은 중추신경계(CNS) 전문 의약품에 강점을 지닌 회사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 해당 품목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76.4%를 차지한다.
이 대표는 "명인제약의 핵심 사업은 중추신경계 전문 의약품에 있다"며 "그간 이 분야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으나, 해외에서 글로벌 라이선싱이나 신약 공동 연구,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할 때마다 상장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애로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신입사원 채용에 있어서도 비상장사는 꺼리는 풍토가 있어 국내 우수 인재 영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회사의 성장을 위해 훌륭한 인재가 필요한 만큼, 인재 확보와 글로벌 사업 확장 측면에서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승계 목적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하며,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계획도 밝혔다. 그는 "저희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 위해 3~4년 이내에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기업 경영은 반드시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이 맡아야 한다는 게 저의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무엇보다 건실한 기업인으로 남고 싶다"며 "먼 훗날에도 직원들에게 훌륭한 창업자이자 훌륭한 사장님이었다는 평가를 듣는 것이 저의 큰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명인제약은 상장사로서 기업 성과를 주주와 나누겠다"며 "업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주주 환원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끝으로 "앞으로도 성실한 경영과 투명한 소통으로 보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증받는 제약사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명인제약의 창업주인 이 대표는 지분 66.3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인 두 딸의 지분까지 합치면 총 지분은 95.3%에 달한다.이 회장은 1949년생(76세)으로, 두 딸 이선영 씨와 이자영 씨에게 지분 증여를 위해 상장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상장 이후 증여를 할 경우 주가를 낮게 형성해 증여세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명인제약의 부채비율은 16%에 불과하며,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328억 원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췄다. 이익잉여금은 5332억 원에 달해 외부 자금 없이도 자체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와 글로벌 사업 확장이 가능한 수준의 현금 창고를 보유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