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한웅 기자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외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입차 고율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전격 발표됐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시장 전략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여파로 "미국 대신 유럽"이라는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 이달 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5'에는 750여 개 기업이 참가하여 유럽이 전기차·배터리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음을 보여줬다.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 인센티브 축소, 정책 변경, 비용 증가가 겹쳐 대규모 투자가 지연되고 있으며, 포드·GM 등 현지 완성차 업체조차 생산 계획을 늦추고 있다. 한국 기업들 역시 미국 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반면 유럽은 일관된 정책과 적극적인 보조금, 친환경 규제 강화로 투자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독일, 스웨덴, 스페인, 영국 등이 글로벌 기업들의 신무대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AESC는 스페인 엑스트레마두라에 LFP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착공해 유럽 내 ESS와 EV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CATL은 헝가리에 10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스페인에서도 Stellantis와 합작으로 생산 거점을 확장하고 있다. Northvolt는 독일 하이데와 스웨덴에서 설비를 확대하며, '저탄소·친환경 배터리'를 전략으로 BMW, Volkswagen 등 유럽 완성차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영국 배터리 시장은 2023년 39억 달러에서 2030년 144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며, 전기차용 배터리는 같은 기간 27억 달러에서 105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UKRI는 2030년 영국 배터리 수요가 100GWh, 2035년 160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정부는 2030년까지 23~27GW 규모 BESS 구축 필요성을 제시하고 최근 5억 파운드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결국 미국의 불안정한 통상 환경 속에서 유럽은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AESC, CATL, Northvolt 등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은 이미 유럽을 발판으로 미래 성장을 준비 중이며, 특히 영국은 향후 10년간 세계 배터리 시장 판도를 바꿀 핵심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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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AES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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