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 인프라 건설, 美 경제성장률 25% 차지
낙관에 대한 우려도..."과도하게 흥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인공지능(AI) 열풍 속에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쏟아붓는 막대한 데이터 센터 건설 투자가 미국 경제 전반을 지탱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AI 인프라 투자, GDP 성장의 4분의 1 차지
NYT에 따르면 투자은행 UBS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약 3750억 달러(523조 원)가 AI 인프라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하면서 내년에는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미국내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력 공급 설비 등 AI 인프라 관련 투자가 최근 분기 경제 성장률의 약 2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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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애슈번에 위치한 디지털 리얼티 데이터 센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매체는 AI 투자가 소프트웨어나 장비 구매뿐 아니라 건설 단계에서 대규모 고용 창출을 수반하며 실물 경제에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AI 데이터 센터 건설 투자액이 이미 오피스 빌딩 투자를 넘어섰으며, 시멘트·철강·전력 산업 등 전후방 산업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건설사 스칸스카는 데이터 센터 건설 시장이 2029년까지 연평균 13%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시멘트 협회는 향후 수년간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만 약 100만 톤의 시멘트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력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다. 환경 서비스 업체 바이오라르고의 데니스 캘버트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데이터 센터와 AI 기업들은 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에 대한 갈증이 끝이 없다"고 말했다. 차세대 원자로를 개발하는 나노 뉴클리어 에너지 역시 "데이터 센터 수요와 기후 규제가 맞물리면서 원자력의 기회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평가했다.
◆ 과열 우려와 '닷컴 버블 붕괴' 교훈 경고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유제니오 알레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AI 도구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기대가 빗나갈 경우 대규모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최근 "산업이 과도하게 흥분돼 있다"며 일부 기업들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2000년대 초 닷컴 붕괴 당시 과잉 투자된 통신망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며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준 사례를 상기시키며, AI 인프라 투자 열풍 역시 비슷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역 사회 반발도 새로운 변수라고 소개했다. 미주리주 세인트 찰스 시의회는 최근 음용수 오염 우려를 이유로 신규 데이터 센터 건설에 1년간 모라토리엄(중단 조치)을 내렸다. 전력·용수·인력 등 필수 자원의 수급 압박도 향후 성장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 "경제 성장 기회 vs 거품 위험"
반면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업체 JLL은 "데이터 생성과 저장 수요는 수십 년간 꾸준히 늘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데이터 센터 시장이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AI 인프라 투자는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투자처로 자리잡으며 경제 성장을 떠받치고 있다"면서도 "과도한 기대와 자원 소모가 불러올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