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크람 미스리 "쿼드, 인·태 지역 평화 증진하기 위한 중요한 플랫폼"
美·印 관계 악화에 올해 쿼드 정상회의 개최 여부 불투명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정부 고위 관료가 중국 견제 목적의 쿼드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 나온 평가라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비크람 미스리 인도 외교부 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안정·번영·개발을 추구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쿼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 목적으로 출범한 안보 협의체로, 미국과 일본·호주·4개국이 결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농업 개방 확대 및 러시아산 석유 구매 중단을 거부한 인도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미국과 인도의 외교적 진전이 훼손됐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미국과 인도 간 관계 악화로 오는 10월 예정된 쿼드 정상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쿼드 정상회의는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미국과 인도 간 관세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개최가 불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쿼드 군사협정의 전략적 실행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현재 미국과 인도 관계는 1998년 인도의 핵실험으로 양국이 충돌했을 때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짚었다. 관세 갈등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와 무력 충돌했던 파키스탄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인도의 불만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미스리 차관은 인도와 미국이 여전히 관세와 관련해 협상 중이라며 "4개국과의 협력 확대를 계속 추진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쿼드의 목표 중 하나는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이라며, "인도와 일본은 쿼드 틀 안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관련 협력을 더욱 강화하길 바란다. 이는 인도와 일본 모두에 있어 우선순위"라고 차관은 강조했다.
쿼드는 지난달 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4개국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핵심 광물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희토류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로이터는 "미스리 차관은 최근 공급망을 보다 탄력적으로 만드는 방법과 인프라 개발에 관한 핵심 광물 공급망 이니셔티브가 전반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는 앞서 지난 6월 국영 희토류 기업에 일본으로의 희토류 수출 중단을 주문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전 세계 공급망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인도 자국 내 수요에 대한 공급 보장을 위해서다.
인도는 약 690만 톤의 희토류를 보유한 세계 5위 희토류 자원국이지만 자동차와 풍력 터빈·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영구자석 생산 능력은 갖추지 못해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은 2010년 이후 희토류 공급망에 인도를 추가했다. 중국이 2010년 외교 갈등 속에 일본으로의 희토류 공급을 일시 중단한 것이 배경이 됐다.
한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오는 29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모디 총리의 일본 방문은 2023년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히로시마를 방문한 뒤 처음이다.
모디 총리 방문 기간 일본은 향후 10년간 인도에 10조엔(약 95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한 핵심 자원의 안정적 공급 및 기간시설 안전 확보라는 경제안보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 안전보장 이니셔티브'를 설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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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21일 첫 회의를 가진 쿼드 4개국 외교장관. 왼쪽부터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1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