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법제화 앞두고 한국시장 주도권, 네트워크 추진
테더·서클, 한국 진출 모색…지급결제·실물경제 연결 제안도
국내 금융권은 신중, "기본적 공유, 파트너십은 빠른 이야기"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지난 주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회사인 서클의 히스 타버트 총괄사장이 방한해 우리나라 금융당국과 금융사, 가상자산거래소 등을 찾은 것에 이어 이번 주에는 세계 1위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 관계자가 한국을 찾아 금융사들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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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 [사진=블룸버그] |
히스 타버트 서클 총괄사장은 지난 21~22일 방한에서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 3대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들과 만났으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창권 KB금융지주 디지털 부문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 4대 금융그룹 경영진과도 만났다.
뿐만 아니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강력히 추진 중인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를 만나고 국내를 대표하는 블록체인 벤처캐피털 해시드 김서준 대표와도 점심 식사를 함께 하는 등 국내 금융계와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를 모두 만났다.
뒤 이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1위인 테더는 이번 주 실무진을 포함한 대표단을 방한시켜 4대 금융지주 관계자를 만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테더 방한단으로 실무진이 확정됐지만, 고위급은 아직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들은 "회동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테더와 서클 등은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한국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테더는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 파트너십 구축 및 정책 리스크 관리 담당자를 모집하고 있고, 서클 역시 한국에서 인력 채용에 나선 상황이다.
가상자산 및 금융 관계자들에 따르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업체들이 한국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가상자산 거래량이 매우 큰 잠재력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과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선언해 규제의 방향이 새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실물 경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이 제한적이지만, 규제가 완화될 경우 시장 확대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시장을 선점하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장 등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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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용 세부계획에 나온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블로체인기본법 내용. |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주 방한에서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자사 중심의 네트워크에 한국 금융사가 동참하는 방향의 협력을 제안했다. 서클 등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지급결제 시스템과 실물경제를 연결하는 것을 추진 중인 가운데 금융권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금융권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업체들과의 협력에 대해 "현재로서는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는 신중한 분위기다.
다수의 은행 관계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법제화도 완성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사업화하고 수익을 내고 있는 이들 업체들의 노하우를 듣기 위해 만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서클 대표와의 회동에서도 국내 금융권 관계자들은 "인사와 회사 소개, 인프라 및 기술력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공유를 한 것 정도"라며 "심도 있는 논의나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아직은 너무 빠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뢰성 높은 은행과 스테이블코인의 구조를 이루는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업체들의 협력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원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유동적인 연결을 통해 사업을 창출할 수 있으며, 가상자산거래소는 글로벌 사례처럼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한 대출 상품, 기관투자자를 겨냥한 상품 등의 도입 가능성도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