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길에 동행한다.
18일(현지시간) 예정된 젤렌스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회담에서, 유럽은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단일대오를 과시하려는 모습이다.
![]() |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공동 기자회견 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백악관 회담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동참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회동하고,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화상 회의를 통해 사전 조율을 마쳤다.
그는 "여러분이 우리와 함께 미국과 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2022년 러시아가 대규모 침공을 감행했을 때처럼 지금도 유럽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이러한 단결은 평화를 촉진하는 힘이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역할은 무엇이고, 유럽의 역할은 무엇인지, EU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실질적인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 이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영토 문제, 서방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은 '우크라이나 주둔 안전보장안'에 미국의 참여를 끌어내 대러 압박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회담의 초점은 안전보장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 보장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제시한다면 이는 매우 큰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직접적인 안보 보장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지난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유럽 정상들이 이번에 집단으로 워싱턴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홀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경우 러시아가 제시한 '영토 양보안'을 강요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2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언성을 높이며 면박을 당한 사례가 있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유럽 지도자들이 사실상 미·러·우크라이나 3자 회담을 중재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
올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모두 발언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