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3위를 질주하고 있는 롯데가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과 결별하며 본격적인 포스트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롯데는 6일 사직 KIA와의 홈경기에서 7-1 승리를 거둔 뒤, "외국인 선수 데이비슨의 웨이버 공시를 KBO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등판이 데이비슨의 고별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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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롯데의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지난 6일 사직 KIA와의 경기에서 6이닝 1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사진 = 롯데] 2025.08.06 wcn05002@newspim.com |
선발로 나선 데이비슨은 6이닝 4안타 3볼넷 1실점의 호투를 펼쳤고, 시즌 10승(5패)째를 수확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전반기 동안 데이비슨이 제 몫을 다해준 덕분에 우리가 현재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롯데는 지난해 12승을 거둔 애런 윌커슨과 재계약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서 56경기 경험을 쌓은 데이비슨을 영입했다. 최고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패스트볼과 안정된 변화구 제구 능력을 갖춘 데이비슨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며 10승 5패의 성적을 남겼다. 이는 다승 부문 공동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하지만 숫자 이상의 판단이 작용했다. 팀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 진출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롯데는 남은 시즌을 위한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정규시즌 3위 자리를 유지 중인 롯데는 더욱 강력한 선발진이 필요했고, 특히 단기전에 대비해 에이스 감보아와 어깨를 나란히 할 투수가 절실했다.
데이비슨은 준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가 1.39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18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였고, 5회 이후 경기 운영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5이닝 이하를 소화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일이 잦았다. 4, 5월과 달리 6월부터는 실점도 많아졌다. 결국 롯데는 포스트시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히 데이비슨과의 이별을 택했다. 대체 외국인 투수가 더 나은 성과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우승을 목표로 한 '승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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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롯데 선수들이 지난 6일 사직 KIA전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는 데이비슨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롯데] 2025.08.06 wcn05002@newspim.com |
경기 종료 후 동료들은 데이비슨의 10승을 축하하고 이별을 기념하는 송별 세리머니를 마련했다. 데이비슨은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었다. 최근 내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팀의 결정을 어느 정도는 감지하고 있었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내가 팀에 부담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라고 덧붙이며, 팀을 위한 결정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처음 KBO행을 결정했을 때 가족의 반대가 있었지만, "한국에서의 경험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소회를 전한 데이비슨은 "롯데가 앞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길 진심으로 바란다"라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한편 롯데는 데이비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한 우완 투수 빈스 벨라스케스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관계자는 "유력한 후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계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