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NC전 6타석 들어서... 타율 0.365·출루율 0.476로 2위와도 격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kt '괴물 타자' 안현민(21)이 드디어 리그 타격 순위표에 모습을 드러냈다. 2일 NC전에서 규정 타석을 충족하며 타율·출루율·장타율 3개 부문 1위에 단숨에 올라섰다. 신인왕 경쟁은 물론 정규시즌 MVP까지 노릴 만한 성적이다.
안현민은 2일 창원에서 열린 NC전에서 6타석 3타수 2안타 2볼넷 1사구로 5차례나 출루하며 규정 타석을 정확히 채웠다. kt가 이날까지 치른 103경기의 3.1배인 319타석 기준선을 맞춘 것.
이날 기준으로 안현민의 시즌 성적은 74경기 타율 0.365, 출루율 0.476, 장타율 0.642, 18홈런 60타점, OPS 1.118. 세 개의 공식 타격 지표(타율·출루율·장타율)에서 모두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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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 [사진=kt] |
2위와 격차도 상당하다. 타율 1위 안현민(0.365)과 2위 김성윤(삼성·0.338)의 격차는 0.027이다. 출루율 1위 안현민(0.476)과 2위 김성윤(0.419)은 0.057로 격차가 더 크다. 안현민은 장타율(0.642)에서도 리그 홈런 1위이자 이 부문 2위인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0.606)를 0.036 차로 넉넉하게 앞선다.
안현민의 OPS(출루율+장타율) 1.118은 이 부문 2위 삼성 르윈 디아즈(0.966)와 0.152나 차이 난다. 1983년 장효조(1.087)-이만수(0.932) 이후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다. 역대 최대 격차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백인천(1.237)과 김봉연(1.041)의 0.196이다. OPS는 공식적으로 시상하는 부문이 아니지만 타자의 생산력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다.
안현민이 이강철 감독의 눈에 띈 건 지난해다. 퓨처스리그에서 장타력을 뽐내던 안현민은 시즌 중 1군 콜업 기회를 얻었지만 LG전에서 손가락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시즌 중반 복귀했지만 순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2025시즌은 다르다. 4월 말 1군 무대에 다시 올라온 안현민은 곧바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강한 손목 힘과 탄탄한 하체로 만들어내는 장타력은 물론, 정교한 콘택트와 선구안까지 겸비한 '풀 패키지' 타자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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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 [사진=kt] |
야구계에서는 그를 두고 양준혁, 김태균처럼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으로 리그를 장악했던 강타자의 계보를 잇는 선수라고 평가한다. 노림수, 선구안, 멘털까지 모두 갖춘 선수로 파워와 기술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성적 추락은 없을 것이라는 게 야구 전문가의 전망이다.
올 시즌 신인 최고 타율 기록도 새로 쓸 수 있다. 지금까지 신인 최고 타율은 고(故) 장효조가 1983년 데뷔 시즌에 기록한 0.369다. 42년 만에 도전자가 나타난 것이다. 장효조는 실업 무대에서 4년을 뛴 뒤 27세에 프로에 입단해 해당 기록을 세웠다. 안현민은 21세로 야구 인생의 시작점부터 다르다.
안현민은 "규정타석 진입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그림을 잘 그리는 게 중요하다"며 "OPS도 중요하지만, 타율이 올라가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시즌을 완주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