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에 획을 그은 PD의 유머 감각 담아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나는 가수다', '양심 냉장고',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등 혁신적인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김영희 PD가 여행 에세이 '짐 챙겨'(상상)를 펴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칭찬합시다' 등 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쌀집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여행 작가로 변신하여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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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김영희 PD의 여행 에세이 '짐 챙겨'. [사진 =상상] 2025.07.30 oks34@newspim.com |
김영희 PD는 이 책에서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느낀 바를 재미있게 담아냈다. 김 PD에게 여행은 중압감과 단조로움을 극복하는 돌파구였다고 말한다. 그는 여행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무겁지 않게 풀어낸다. 네팔의 수도승과 복채를 두고 눈치 싸움을 하고 ('우유도 신이 된다 1'), 비비 원숭이에게 호텔 방을 털리는 이야기는 ('사파리의 악당') 등 참을 수 없이 웃기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김영희 PD가 직접 그린 그림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는 것도 이 책만의 독특한 장점이다. 세계 각지의 유명한 명소는 물론이고 여행지에서 겪었던 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그림이 실려 있다. 김PD가 여행지에서 느낀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그림 덕분에 독자들은 보다 깊이 책에 몰입하며 실감 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김영희 PD는 여행의 의미를 "내가 가진 고정관념을 깨뜨려 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사해(死海)는 그에게 "마음을 비우고 몸을 던질 때 비로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알려주었고 ('마음을 비울 때 할 수 있는 것들'), 히말라야는 "어쨌든, 닥치면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해발 4,300m에서 목욕하는 법')고 고백한다 .
김영희 PD는 이 책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는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길을 개척할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늘 일에 파묻혀 지내던 김 PD도 일상의 단조로움과 중압감을 여행을 통해 이겨냈다. 여행과 배움, 휴식과 집중의 관계를 고찰하며 우리 일상에 여행이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짐 챙겨' 안에 오롯이 녹여 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지금 당장 짐을 챙겨 떠나고 싶어진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