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 없었다" 기존 입장서 선회...7시간 소환조사
특검, 윤 전 대통령 강제 수사 '박차'...사저 압수수색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실세 참모였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VIP 격노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병대원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은 지난 11일 이뤄진 김 전 차장 소환 조사에서 'VIP 격노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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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마련된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로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7.11 mironj19@newspim.com |
그는 특검 조사에서 격노설이 나온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 당시 상황에 대한 질의에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장은 그동안 국회 증언 등을 통해 당시 회의에선 채 상병 사건 관련 보고가 없었고, 윤 전 대통령의 격노도 없었다며 '격노설'을 부인해 왔다.
특검팀은 'VIP 격노설' 규명을 위해 핵심 참모이자,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김 전 차장을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7시간가량 조사했다.
그는 조사 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가 정말 없었는가', '순직해병 사건 이첩 보류 지시는 윤 전 대통령과 무관한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을 했다"고 답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조사 과정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준비한 조사 내용을 모두 마쳐 심야 조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김 전 차장에 대한 추가 조사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전 차장은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한 실세 참모로 평가받는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이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으로부터 순직한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는 것을 목격하고, 수사 외압에 관여한 핵심 피의자로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당시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격노하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게 VIP 격노설의 핵심이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안보실장으로 회의에 참석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던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등 핵심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할 예정이다.
한편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한 강제 수사에도 착수했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순직해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사저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 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