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 "사소한 언급만 해도 고소할 것" 허위사실 전달
올 4월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도 무죄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대법원이 고(故) 이예람 중사 성추행 피해 사건을 은폐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는 공군 대대장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3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허위 보고와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전 제20전투비행단 대대장에게 무죄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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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고 이 중사에게 2차 가해를 한 김모 전 중대장과 부실 수사 혐의를 받은 박모 전 군 검사는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판결했다.
지난 2021년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선임이었던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이를 신고했지만 2차 가해에 시달렸다. 같은 해 5월 21일 군 검찰이 사건을 수사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중사가 사망한 후 군 검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불거지며 안미영 특별검사(특검)팀이 출범해 수사에 나섰다. 이후 2022년 9월 특검팀은 군내 부실수사가 있었다고 판단해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 등 8명을 기소했다.
이번 사건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전 대대장은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직무상 의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했다.
가해자의 편의를 위해 인사업무 담당자에게 '가해자와 이 중사가 분리돼 있다'는 등 허위보고를 하고, 파견명령 연기 요청이 없었음에도 연기 요청이 있었다고 거짓 보고해 인사명령이 발령되게 하는 등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성폭력 사건 발생 이후 2차 가해 방지 조치 의무를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고, 허위 보고의 고의가 합리적으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피고인인 김 전 중대장은 2021년 4월 이 중사가 전속을 앞두고 있던 부대의 중대장에게 "애가 좀 이상하다", "그 일 때문에 힘들어서 관련 언급만 해도 고소하려 하니 조심하라" 등 허위 사실을 전달해 명예를 훼손했다.
이후 2021년 5월에도 "피해자(이 중사)가 사소한 것도 언급하면 고소할 것"이라는 허위사실을 전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실제 이 중사는 가해자만 신고했을 뿐, 허위 또는 과도한 피해 신고를 한 사실이 없었으며, 2차 피해로 인해 전속을 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검사 역시 ▲고 이 중사 측의 요청으로 조사기일이 연기됐다는 등 거짓 보고를 한 혐의 ▲출장 사유가 사라졌음에도 근무장소를 무단 이탈한 혐의 ▲성폭력 사건 담당 군검사로서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 및 피해자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 ▲이 중사의 자살 시도 사실을 단체 채팅방에 게시해 성폭력범죄 수사 담당자의 비밀준수 의무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한편 이 중사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은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100wi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