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출 문화유산 환수, 11월 특별전서 원본 공개
[강진=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강진군은 다산 정약용과 강진 제자들이 신의를 맺은 '다신계첩'이 미국에서 돌아와 다산박물관에 처음으로 소장된다고 2일 밝혔다.
1818년 여름, 유배를 마치고 고향 남양주로 향하던 정약용과 강진 제자들은 서로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다신계를 맺었다. 이 계는 스승을 떠나 각지로 흩어지는 제자들이 끝까지 사제간의 의리를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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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계. [사진=강진군] 2025.07.02 ej7648@newspim.com |
'다신계茶信契'는 다산초당에서 학문을 함께한 이들이 결속을 다지고, 스승에게 헌신하겠다는 뜻이 담긴 기록이다. 이번에 박물관이 확보한 원본은 매도자인 윤영돈 씨 집안 6대에 걸쳐 전해져 온 것으로,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던 귀중한 자료다.
윤영돈 씨는 1976년 미국으로 이주할 때 조부의 당부를 따라 '다신계첩'을 직접 챙겨갔다. 그는 "연구와 보존을 위해 박물관에 매도하고 나니 큰 숙제를 끝낸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예산 확보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올해 3월 본격적으로 매입 절차를 시작했고, 지난 6월 9일 최종적으로 소유권을 확정했다. 이번 환수는 해외 유출 문화유산의 국내 복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선제 관장은 "중요 유물을 충실히 수집·연구한 쾌거"라며 "전시 및 활용 방안을 다양하게 구상해 오는 11월 특별전에서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박물관은 강진제자들과 정약용의 관계를 보여주는 핵심 사료인 만큼 전라남도문화유산 지정 추진과 복제 작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ej764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