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한웅 기자 = 6.25 전쟁 발발 75년. 1950년대 초, 전쟁으로 인한 폐허와 함께 한국은 세계 최빈국 수준의 극심한 식량난에 직면해 있었다. 당시 국제사회의 구호 속에 도착한 젖소 800여 마리를 포함한 '노아의 방주 작전'은 국내 낙농업의 출발점이 되었고, 전국 곳곳에 '우유'라는 영양 식품이 보급되는 계기가 됐다.
극심한 식량난과 영양 결핍에 시달리던 시기, 국민의 생명을 지탱한 주요 식품 중 하나가 바로 '우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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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
우유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 주요 영양소가 고르게 포함된 식품으로, 섭취가 간편하고 흡수율이 높아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인 영양 보급 수단으로 활용됐다. 당시 구호물자 목록에서도 빠지지 않는 주요 식품으로 자리했으며, 어린이와 피난민, 군인 등 다양한 계층에게 제공됐다.
오늘날에도 우유는 다양한 재난 및 구호 현장에서 긴급 영양 지원 식품으로 기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강원, 경북 지역의 산불, 포항, 경주 지진, 코로나19 장기화 등 위기 상황에서 우유가 구호물자로 지원된 바 있으며, 국제구호 현장에서는 치료용 고영양 우유가 어린이 영양실조 대응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제아동권리 NGO의 긴급 요청 사례에서도 우유는 고영양 치료식으로 포함됐으며, 서울대학교병원 또한 전쟁과 기근 상황에서의 영양 결핍 예방을 위해 우유 및 유제품의 섭취를 권장한 바 있다.
이처럼 우유는 평상시의 식품을 넘어 위기 대응 자원으로서의 기능을 해오고 있으며,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최근 국내 원유 자급률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001년 77.3%였던 자급률은 2024년 기준 46.7%로 낮아졌으며, 수입 멸균우유와 유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부터 일부 유제품의 무관세 수입이 확대될 예정인 가운데, 원유 자급률 하락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우유를 삶의 질과 건강에 기여하는 5대 핵심 식품군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으며,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자국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유는 단순한 식품을 넘어 농업과 경제, 식탁의 안정성과도 연결된 자원이다. 자급률이 낮아지면 수입 의존도가 커지고, 이는 국제 가격 변동이나 공급 불안정 발생 시 국내 식품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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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식량안보의 관점에서 국산 원유 자급률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해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국제 식량위기나 기후변화 같은 변수에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6.25 전쟁 75주년을 맞아, 구호식품으로서 우유가 수행한 역할과 낙농업 기반 마련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국산 우유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whits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