빕스 계산점, 이달 25일 영업 종료...오픈 20년 만에 철수
대형 단독 매장 철수 수준...몰 중심 매장 재편 가속화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CJ푸드빌이 운영 중인 '빕스(VIPS) 계산점'이 폐점한다. 2019년까지만 해도 '테이스트 업(Taste Up)' 콘셉트를 도입하며 차세대 주력 매장으로 리뉴얼된 곳이지만, 외식업 전반의 불황과 단독 건물 매장 축소 기조 속에서 임대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폐점 수순을 밟게 됐다.
대형 쇼핑몰로 매장을 옮기는 '리로케이션(relocation)' 방안도 검토됐으나, 인근에 빕스 중동소풍점과 송도점 등 다른 매장이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폐점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고물가와 내수 침체가 겹치며 외식업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CJ푸드빌은 몰 중심으로 점포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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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 계산점 전경. [사진=CJ푸드빌] |
18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오는 25일부로 '빕스 계산점'의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현재 빕스 계산점 매장 입구에는 영업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이 안내문에는 6월 25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합니다"라면서 :그동안 보내준 고객 여러분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가까운 빕스 중동소풍점과 송도점을 이용해주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계산점 폐점은 2005년 개점 이후 20년 만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나 코로나19 위기 때도 영업을 이어갔는데, 빕스 계산점은 이달 임대 계약 만료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인천 계양구 핵심 상권에 위치한 데다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단독형 임대 매장으로, 한때는 전국 빕스 매장 가운데 '핵심 점포'로 꼽혔다. 전성기 당시 주말 점심이나 저녁이면 대기 줄이 끊이지 않았고, 지역 내 대표 외식 명소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며 상황은 달라졌다. 이에 따라 CJ푸드빌은 2019년 계산점에 '테이스트 업' 콘셉트를 도입, 샐러드바부터 스테이크, 이탈리안 요리까지 전문점 수준으로 끌어올린 차세대 매장 모델로 리뉴얼했다. 다이닝 경험을 강화하고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시도였지만, 외식 트렌드 변화와 경기 불황 장기화 앞에선 역부족이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계산점은 임대 계약 만료에 따라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인근 지역에 다른 매장이 운영 중이어서 별도로 매장 이전은 진행하지 않고 폐점하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폐점을 단순한 임대 계약 종료로 보기보다, CJ푸드빌이 수년간 진행해온 '점포 구조조정'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계산점은 지상 2층 규모의 대형 단독 매장으로, 높은 임대료와 관리비 부담이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CJ푸드빌은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이 위축되던 2018년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형 단독 매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백화점·복합쇼핑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몰(mall)' 중심의 출점 전략으로 선회했다. 변화하는 외식 수요에 맞춰 몸집을 줄여 내실 있는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구조조정에 따라 빕스의 전국 매장 수는 2015년 112곳에서 2019년 41곳, 현재는 33곳으로 급감했다.
CJ푸드빌은 올해도 복합몰 중심으로 빕스의 출점 전략을 세우고 순차적으로 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빕스는 이날 부산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새 매장을 오픈했고, 지난 달에는 서울 강동구 '아이파크 더라운지'에 빕스를 입점시키며 쇼핑객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리로케이션 전략은 유입 고객 확보와 고정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빕스 1호점이었던 서울 등촌점도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복합단지 '원그로브'로 이전하며 MZ세대 소비자 공략에 나선 상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올해도 대형 단독 매장 대신 복합쇼핑몰 등 전략적 상권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권별 특화 매장으로 고객 경험을 높이는 한편, 외식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